새누리당 '혁신'에서 김희옥이 안 보인다
한시적 비대위 역할, 혁신보다 민생에 열중
당 내에서도 기대보다 우려 목소리가 많아
김희옥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의 역할론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의 행보에 혁신 비전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당초 김 위원장 내정 당시 제기됐던 ‘관리형 비대위 전락’ 우려가 현실이 되는 듯 한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경기도 과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새누리당 정책워크숍에서 “비대위원장으로서 새누리의 혁신과 민생·통합을 강조해왔고, 쉽지 않은 과제를 하는 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한 가지만 생각하면 된다”며 “국민의 눈높이와 국민의 뜻을 받들어 혁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혁신’을 매번 강조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당무 전반’, 정진석 원내대표는 ‘민생 행보’로 투트랙으로 역할을 분담해 오는 8월 말 혹은 9월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 전까지 침체된 당 상황을 정상궤도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혁신비대위 출범 이후 혁신과 관련한 괄목할만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그는 중소기업 및 청년 간담회 등의 ‘민생 일정’만을 소화하고 있다. 김 위원장 스스로도 “비대위는 ‘국민 속으로’ 행보를 시작했다”며 “그 시작도 미래를 내다보는 청년과의 소통으로 잡았다. 앞으로 더 어렵고 간절한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우려는 내정 당시부터 제기됐다. 김 위원장이 당 내 최대 계파인 친박계에 의해 추천된 인사에다가 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총선 참패 원인의 중심에 있는 친박계라는 ‘뇌관’을 건들 수 있을지 의문 부호가 붙었다.
또한 김 위원장이 인선한 내부, 외부인사 대부분 ‘돌파형’보다는 ‘안정형’으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혁신’이라는 본래 목적보다는 결국 ‘관리’에 역할이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비대위의 활동 기한이 두 달 뿐이라는 점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비박계 김세연 의원은 지난 3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기대보다는 우려가 많은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평론가는 12일 ‘데일리안’에 “김 위원장의 지금까지 행보를 보면 스스로의 혁신 비전이 안 보인다”며 “워크숍에서도 혁신비대위원장으로서 혁신의 실천 방향을 잡아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고, 계파 청산을 위한 그 어떤 움직임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대선을 앞두고 혁신하지 못하면 정권 재창출은 힘들지 않겠느냐는 내부 분위기가 주를 이루면서 김 위원장이 민생 행보보다 민감한 화두로 떠오른 쇄신안, 계파 청산, 무소속 복당 문제 등에 무게추를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양대 계파 중진을 만나 머리를 맞대 해법을 모색하거나 원로를 만나 조언을 구하는 등 그간 지도부와 비대위원장이 혁신을 위해 해왔던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다만 계파 청산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 복당 문제에 대해 친박계에서 반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홍문종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전당대회에서 당의 대표가 만들어지고 최고위원들이 당원들에 의해 추대가 된다”며 “그 분들에 의해서 복당 문제도 처음부터 다시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장우 의원도 “무조건 다 복당시킨다는 것은 맞지 않다. 전당대회로 새로운 당 지도부가 선출된 후 당내 구성원들의 충분한 논의와 함의를 이룬 다음 복당을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특히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결국 계파 간 표 대결의 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시적 비대위가 혁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것이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