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고강도 수사 혼란에 경영권 분쟁 '재점화'
신동빈 압승하던 분위기, 일련의 수사로 타격 받으며 신동주 재공격 '탄력'
롯데그룹이 사정당국의 강도 높은 비자금 수사로 위기를 맞았지만 오히려 신동주·동빈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로 예정된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다시 한 번 경영권 분쟁에 불을 지필 것으로 예상됐던 가운데 신동빈 회장이 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태,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 이번 수사로 이어지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12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달 말 일본 도쿄 롯데홀딩스 본사에서는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지난달 동생인 신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을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안건을 이번 주총에 상정해달라고 롯데홀딩스에 공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표 대결은 앞서 두 차례 벌어진 바 있었으나 두번 모두 신 회장이 압승했다.
지난해 8월 롯데홀딩스 임시 주총에서는 신 회장이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 건, 법과 원칙에 따르는 경영에 관한 방침 건이 15분 만에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고 올해 3월 주총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제기한 자신의 이사 복귀와 신 회장·다카유키 사장 이사 해임 건이 30분 만에 모두 부결됐다.
특히 신 전 부회장은 3월 주총을 앞두고 승패를 좌우할 종업원 지주회(지분 27.8%)에 "홀딩스 상장을 전제로 지주회원 1인당 25억 원 상당의 지분을 배분하고 개인이 팔 수 있게 해주겠다"는 파격 제안까지 내놨지만 결국 판세를 뒤집지는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재 신 회장과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위기에 직면한 만큼 신 전 부회장의 반격이 본격적으로 다시 힘을 받을 분위기다.
지난 10일 신 전 부회장은 롯데 본사와 계열사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자 곧바로 성명을 내고 "창업 이후 최대 위기 상황이라는 중대성에 비춰 정기 주총에 앞서 롯데홀딩스 및 종업원 지주회에 경영정상화를 위한 긴급협의의 장을 설치하길 요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롯데그룹 측은 이같은 상황에서도 경영권이나 후계 구도가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롯데 관계자는 "거듭된 수사 소식에 그룹 분위기가 가라앉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종업원 지주회 등 롯데홀딩스 주요 주주들이 동요하는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신 회장은 지난 7일 출국해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 총회에 대한스키협회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총회가 끝나면 신 회장은 미국으로 건너가 다른 출장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 측에 따르면 신 회장의 출장 일정에는 변동이 없고 다음주말이나 그 다음주쯤에야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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