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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전당대회 나가나 안 나가나


입력 2016.05.01 10:21 수정 2016.05.01 10:34        고수정 기자

전대 불출마 시사…대통령 ‘지시’ 대기 vs 진정성 호소 의견 분분

유력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29일 한 매체와 통화에서 전당대회 불출마를 시사했다. 사진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당선인들고 인사를 나누고 있는 최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친박 좌장’으로 불리는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전당대회 불출마를 시사했다. 그동안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돼왔던 최 의원의 ‘폭탄 발언’으로 집권 여당의 주류 친박계가 구심력을 상실한 모양새를 띄면서 정가가 요동치고 있다. 다만 최 의원의 발언을 두고 진정성 여부에서 의견이 나뉜다.

최 의원은 4월 29일 ‘조선일보’와 통화에서 “솔직히 누가 등을 떠밀어도 (당 대표 선거에) 나가고 싶지 않은 심정이다”며 “전당대회에 대해선 마음을 비운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최 의원은 사석에서 유력한 대선 주자가 사라진 상황에서 당을 수습해갈 중심 세력이 형성되지 못하는 당 내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대선을 관리해야 하는 당 대표직을 두고 ‘가시밭길’이라고까지 표현해왔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이 4월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오찬 간담회에서 ‘수레바퀴론’을 내세우면서 친박계가 당권 장악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최 의원이 유기준·홍문종 의원을 직접 만나 원내대표 경선 불출마를 종용하면서 최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당 대표는 자신 혹은 친박계가, 원내대표는 비박계가 맡아야 한다는 전략이라는 것.

박 대통령의 성공적인 임기 마무리를 위해 최 의원의 역할론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데다, 최 의원이 공식적으로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시기’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그는 해당 매체와 통화에서 “전당대회를 언제 할지 밑그림도 안 그려진 상황에서 내가 출마한다, 안 한 다 이야기하면 이것 자체로 논란이 된다”고 했다. 친박계의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한 청와대의 ‘사인’을 기다리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4월 30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박 대통령의 ‘사인’ 없이 본인이 직접 출마하겠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느냐”며 “최 의원의 경우 총선 패매 책임론의 핵심 대상이기 때문에 박 대통령만 보고 갈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결국 최 의원 발언의 이면은 박 대통령의 마음에 달린 일“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총선 패배의 책임론이 친박계, 특히 ‘진박 마케팅’을 진두지휘한 최 의원을 향하고 있어 국민적 역풍을 고려해 ‘진정성’을 호소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현재 친박계 일각에서 계파 구도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고, 친박계의 맏형인 서청원 의원도 국회의장직에 대한 욕심을 버렸다고 했다.

비박계에서도 총선 패배 책임론을 거론하며 최 의원이 당권 도전을 접어야하며, ‘친박계 2선 후퇴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최 의원이 ‘친박계 타이틀’을 내세우며 전당대회에 출마할 시 여론은 더욱 악화될 게 불 보듯 뻔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인지 최 의원은 4월 19일 오후 자신의 원내대표 시절 보좌진 10여 명과 식사를 함께 한 자리에서도 “지금은 은인자중할 때다. 각자 말을 아끼고 자숙하자”고 했다고 전해졌으며, 22일에도 “지금은 당권 도전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 모두가 죄인의 마음으로 겸허하게 반성하고 숙고의 시간을 가져 당을 새롭게 변화시키고 개혁해야 한다”고 했다. 여권 상황에 정통한 인사는 통화에서 “최 의원이 사석에서도 당 대표에 욕심이 없다는 얘기를 해 왔다”며 “자신이 전면에 나서기에는 현재 당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고 말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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