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수, 이경영을 본 받아라?
<김헌식의 문화 꼬기>묵묵히 일상 속에서 속죄의 과정을 보여야
가수 이수가 뮤지컬 '모차르트' 캐스팅에서 제외 되었다. 이는 한국사회가 물의를 일으킨 스타나 유명인에 대해서 어떤 판단 기준을 지니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드러낸 사례였다. 뮤지컬 캐스팅 배제는 가수 이수 그 개인에게는 공연을 통해 재기를 꾀하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것을 의미했다. 그는 2009년 미성년자 성매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공연출연은 재기의 탈출구로 보였다. 그러나 이를 관객들이 좌시하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그의 캐스팅이 무산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2년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 섭외가 되었지만 이런 이력이 드러나면서 최종 배제되었다. 당연하게도 그 뒤에 그의 방송 출연은 전면 불가상태에 빠졌다. 앞서도 비슷한 사례는 있었다. 어떻게 할 것인가. 한 사례로 가수 이수는 아마도 배우 이경영을 모델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쉽지는 않아 보안다.
언급한 한 가지 사례를 보자. 2000년 배우 이경영 등은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를 받았다. 본인은 억울해했지만 법원은 냉철했다. 그 뒤 이경영등은 텔레비전 출연이 금지되었다. 자신의 억울함도 호소하고, 드라마 출연 복귀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가능했다. 이 때 선택한 것이 영화 출연이었다. 특히, 이경영은 다작배우로 이름이 높아졌다.
독립영화나 상업영화를 가리지 않았고, 심지어 그 역할이 악역이든 선한 역이든 개의치 않았다. 겉으로는 어떤 캐스팅을 가리지 않고 마다하지 않는 마음 좋은 배우의 모습이었지만, 그에게는 그것만이 자신의 존재적 가치를 알리는 길이었다. 그렇지만 좋은 배우, 높은 연기력의 배우로 인지도를 유지했지만, 여전히 방송 출연은 녹록치 않았다.
가수 이수의 경우는 배우가 아니기 때문에 영화 출연 보다는 뮤지컬을 선택했다. 영화와는 다른 점이 있다. 영화는 비공개적인 제작 촬영과 공개가 이뤄지기 때문에 후속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적다. 하지만 공연은 그때 그때 출연배우가 등장하거나 교체할 수 있다. 때문에 앞으로도 공연 출연은 쉽지 않을 수 있다. 아마도 공익적 성격의 공연에 자기 희생적인 출연을 통해 누적적으로 명분을 쌓아가는 노력이 뒤따라야할 듯 싶다.
우리나라 대중문화계에서 하차와 복귀에 관한 가장 민감한 기준이 두 가지가 있다. 이 기준은 다른 물의보다 더 엄격하다고 볼 수 있다. 하나는 미성년 성매매, 다른 하나는 병역 기피 및 비리다.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불법 도박의 경우는 이에 못미치는 경향이 있다. 엄격한 잣대가 필요한 앞선 기준들은 보통 이상의 노력을 해도 원상회복이 쉽지 않은 것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한 이가 바로 이경영이다. 미성년 성매매에 관한 이경영의 다작 활동은 속죄 의식이었다. 그것은 배우가 할 수 있는 역할이자 기여라고 할 수 있다. 이때문에 그에 대한 호감도 증가해왔다. 이에 반대 지점에 있는 이가 유승준이었다. 물론 미성년 성매수가 아니라 병역기피였다.
유승준은 그런 속죄의 과정이 없었다. 어느날 갑자기 입국금지 조치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고,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복귀를 공식 희망하는 인터넷 방송을 취했다. 유승준에게 많이 아쉬웠던 것이 바로 병역기피에 관해 공공적인 활동을 한 것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이는 그가 한국에서 활동할 때, 공익적인 활동했던 것과 다른 측면이기도 했다. 이 또한 그에 대한 기대불일치 효과를 낳았다.
물의를 일으킨 유명인에 대한 판단 기준은 모호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가운데에서 분명 더욱 더 하지 말아야할 일이 있다. 무엇보다 그 이후에 어떤 행위를 해도 그것이 회복되지 않는 것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유명인은 아무나 되는 것도 아니고, 그에 상응하는 도덕적 윤리적인 엄격함이 더욱 적용된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는 것이다.
글/김헌식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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