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무원 천정배, 지역 선대위원장이 자기 선거만?
'뉴DJ론' 등으로 인근 지역 현역 및 예비후보와 갈등
결국 자기 후보 한 명도…선거사무소 개소식 인근 후보 불참할 수도…
'뉴DJ론' 등으로 인근 지역 현역 및 예비후보와 갈등
결국 자기 후보 한 명도…선거사무소 개소식 인근 후보 불참할 수도…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상황에 처했다. 고립무원이란 '고립되어 구원을 받을 데가 없음.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채 홀로 외로이 서 있음'이라는 뜻이다.
천 대표의 고립무원은 광주지역 국민의당 현역 의원들이 컷오프된 임내현 의원을 제외하고는 천 대표가 강력하게 주장해온 '숙의배심원제'를 치뤘음에도 불구하고 전부 이를 극복하고 공천을 받았기 때문이다. 천 대표는 그동안 '뉴DJ론', '호남물갈이론' 등으로 당내 현역 의원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천 대표는 국민의당에 합류할 때부터 '숙의배심원제'를 주장하며 자신이 주창한 '뉴DJ론'에 걸맞는 후보들이 광주에서 당선돼야한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해왔다. 또한 많은 반발과 우려를 무릅쓰며 실험에 가까운 '숙의배심원제'를 통해 당 경선을 치뤘음에도 각 지역구에서는 현역들이 속속들이 승리해 귀환했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에선 호남의 맹주가 되기 위해 자기 사람을 심으려했지만 도리어 주변 동료 의원들의 불만과 반감만 키웠다는 평이 나온다. 한 국민의당 관계자는 "자기 사람을 위해서 유리한 룰을 만들어 경쟁을 붙였는데도 자기 사람을 하나도 못살렸다"며 "완전히 힘이 빠져버린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천 대표의 지역구인 광주 서구을에서는 전략공천된 양향자 더민주 후보가 천 대표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전력질주 하고 있다. 단순 무게감으로만 보면 5선의 천 대표를 양 후보가 따라잡기 힘들겠지만, 천 대표가 야권연대를 놓고 안 대표와 반목하며 당내 입지가 급격히 좁아졌을 뿐만 아니라 지역 유권자의 민심도 요동치고 있다는 점이 천 대표로서는 걸린다.
천 대표는 지난 주까지 안 대표와 '야권연대' 문제를 둘러싸고 극한의 갈등을 드러내며 당 안팍으로부터 '당 지지율을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것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주지역의 국민의당 관계자는 "천 대표가 '수도권연대'라며 폭을 줄였지만 이곳(광주) 민심은 '연대는 없다'였다"며 천 대표로부터 민심이 멀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천 대표의 '고립무원'은 25일로 예정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도드라질 전망이다. 천 대표는 이날 오후 3시에 자신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총선행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사실상 출정식인 개소식에 당내 인사는 물론, 광주권역 동료 후보들의 참석조차 없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실제로 광주 지역에서 국민의당 공천을 받은 한 후보의 측근에 따르면 광주 지역에서 국민의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들이 단체로 천 대표의 사무소 개소식에 불참할 수도 있다. 특히 현역 의원들의 경우 불참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참석이던 불참이던 단체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천 대표는 당 대표 자격으로 과거 광주지역 예비후보들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자신이 평소 '뉴DJ'라며 밀었던 후보들의 개소식에만 참석해 대표로써 너무 편파적으로 움직인다는 비난을 산 바 있다. 여기에 대한 앙갚음이라는 시각이다.
만약 이날 현역 의원들이 천 대표의 개소식에 단체로 참석한다면 그동안 쌓였던 서로의 부채를 털어내는 모습이 만들어지겠지만, 불참한다면 호남의 맹주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천 대표의 계획은 사실상 실패로 끝나고 당내 입지는 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당선된다하더라도 당내에서 함께해줄 의원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호남 권역 선거대책위원장'이라는 천 대표의 선대위 직함을 놓고 본다면 현역들의 참석·불참과는 별개로 이런 이야기가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천 대표에게는 상처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를 앞둔 지금은 원한과 감정에 의해 움직이기 보다는 철저하게 표를 보고 움직여야할 시기"라며 "후보들이 천 대표의 개소식에 참석과 불참을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천 대표가 선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