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 IFRS4 시스템 공동구축…'안정화 가능할까'
공동구축 보험사들 “비용부담 줄이고, 머리 맞대 시너지 낼 것”
'안정성'불안에 자체개발 택하기도 ...보험개발원“7월 본계약, 선택 가능”
IFRS4 시스템 구축 방안을 놓고 국내 보험사들이 갈림길에 들어섰다. 이미 일찌감치 시스템 독자개발에 들어간 일부 대형사를 제외하고는 비용과 효율성면에서 보험사들 대다수가 '독자개발이냐, 공동개발이냐'를 놓고 오랜 시간 저울질을 해 온 상황이다. 여기에 시스템 공동운용에 따른 '불안정성' 문제로 일부 보험사가 공동구축을 포기한 채 자체 개발에 나서면서 향후 IFRS4 공동구축망의 안정성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공동구축 보험사들 "비용부담 줄이고, 머리 맞대 시너지 낼 것"
보험사들이 이번 전자시스템 공동구축을 통해 기대하는 것은 무엇보다 비용절감에 따른 경쟁력 강화 효과다.
이번 시스템 공동구축에 참여하기로 한 보험사들은 흥국생명, 현대라이프, KDB생명, 동부생명 등 생보사 6곳와 손보사 4곳(롯데손보, 흥국화재, 더케이손보, 농협손보)이다. 참여사들 모두 비교적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형 보험사들이다.
시스템 공동구축에 참여 중인 보험사 관계자는 "처음 시행하는 제도라 자체 개발의 경우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며 "비용적 부담을 덜자는 측면도 있고, 여러 보험사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 고민하고 개발하면서 열악한 인력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해 참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보험사들의 IFRS4 시스템 공동구축을 주도해 온 보험개발원은 올해 7월 시스템 공동구축 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이후 시스템 개발업체 선정과 설계 등을 거쳐 2019년 6월 각 사에 시스템 이식 안정화 작업에 대한 유지보수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보험개발원은 당초 계획과 달리 보험사들의 IFRS4 공동시스템 구축의 중도 참여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시스템 구축 범위 문제나 비용 문제 등 처음 논의 과정에서 결정된 사안이 바뀌고 중도에 수정될 경우 또다른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취지에서 나온 결정이라고 밝혔다.
◇'안정성'불안에 자체개발 택하기도...보험개발원 "선택 가능"
관건은 지금까지 독자적으로 운영된 10개 보험사의 시스템 공동구축이 과연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 여부다.
한화손보, 삼성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 보험사의 경우 이미 지난해부터 시스템 독자개발을 위한 TF팀을 구성하고 전문 컨설팅 업체를 통한 IFRS 시스템 구축 작업을 진행해 왔다. 또 이들의 경우 상황에 따라 계열사 간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 이미 내부 시스템이나 인력이 충분히 구성돼 있어 외부의 공동조직 구축에 나설 필요 없이 자체 개발이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하더라도 다른 보험사들이 이 같은 '안정성'을 우려해 다소 부담이 되더라도 시스템 독자구축 시도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각 보험사 시스템마다 서로 다른 특징이 있는데, 자신들만의 양식을 주장하는 것이 결국 타사에게는 부담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라며 "절차상으로도 복잡하고, 이는 결국 공동시스템 구축에 있어서도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 비용은 부담이 되지만 그래도 우리에게 맞는 시스템 구축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시스템 구축 완료 예정 시일이 오는 2019년 6월로 IFRS4 2단계 도입을 불과 6개월을 남겨둔 상황에서 추후 심각한 시스템 오류가 발견됐을 경우 시기적절한 대처가 가능할 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보험개발원 측은 "이같은 부분을 우선 점검하기 위해 지난 2월부터 자체 TF팀을 구성한 뒤 이틀씩 상주하는 방식으로 각 보험사 별 사전검사를 실시하는 중"이라며 "만에 하나 시스템 상 맞지 않는 보험사들이 있다면 오는 7월 본계약 체결 전 참여 여부를 최종적으로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