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 8% 감소 …"앞으로도 어렵다"
과도한 시장 경쟁 속 무료배달 등 플랫폼 부담비 급증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높은 매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되레 줄어들며 수익성 악화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이츠 등 경쟁 배달 앱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우아한형제들이 공개한 ‘2024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배민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6.6% 증가한 4조3226억원으로, 처음으로 4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6408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6000억원대 이익을 이어갔다. 2021년 당시 757억원 적자였던 것과 비교하면 매출은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한 셈이다.
이는 전체 배달 시장 성장세를 크게 앞지르는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36조9891억원으로 2023년 대비 14.2% 늘었다. 여전히 배민이 배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그러나 업계 1위 배민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실제 매출이 크게 증가하는 동안 영업이익은 8.4% 감소했다. 영업이익률 또한 14.8%로 2023년 20.5%와 비교해 5.7%p 줄었다.
이는 쿠팡이츠 등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무료배달 등의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로 인해 지출이 크게 증가한 탓으로 보인다.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 등 배달앱 업계는 지난해 4월부터 여러 집에 배달할 경우 배달비를 받지 않는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배민은 이와 함께 유료배달 시에도 주문 금액의 10%를 할인해 주는 정책을 함께 공개했다.
무료배달 서비스라고 해도 배달 기사들이 받는 배달요금이 줄어드는 게 아닌 만큼 결국 부담은 기업에게 돌아왔다. 실제 배민의 외주 용역비는 2023년 1조2902억원에서 지난해 2조2369억원으로 73.4% 증가했다. 외주 용역비의 대부분은 자체배달에서 발생한 배달비에서 발생했다.
쿠팡이츠 등 타 배달 어플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올해 배민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쿠팡이츠는 영업이익률 1%대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공세적인 마케팅으로 배민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쿠팡이츠가 배민 포장주문 수수료 도입 결정 직후 포장주문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밝힌 게 그 대표적 예다.
이밖에도 쿠팡이츠는 지난해 3월부터 무료배달을 앞세워 배민을 추격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민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2221만명으로 지난해 3월 2186만명과 비교해 1.6%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쿠팡이츠의 지난달 MAU는 1037만명으로 전년 동기(626만명)와 비교해 65.8%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배민이 올해 차등 수수료를 바탕으로 한 상생 요금제를 적용한 것도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소다. 배민은 지난해 7월 중개수수료를 6.8%에서 9.8%로 인상했다가 지난 2월 중개수수료를 9.8%에서 2.0~7.8%로 다시 인하했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두 배달앱의 격차가 크게 좁혀지던 시절이 있었지만, 당시엔 배민1 한집배달(배민1)을 도입하면서 업계 1위를 수성할 수 있었다”면서도 “강력한 구독모델로 1400만명의 유료 회원을 갖고 있는 쿠팡이츠 공세를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배민 관계자는 “가게 통합, UI/UX 개편 등 사용자 편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배민클럽 혜택도 지속해서 늘려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