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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상위 1%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욕먹는 이유


입력 2016.02.23 06:15 수정 2016.02.23 09:23        이강미 기자

<이강미의 재계산책>25일 대의원회의 파업여부 결정

10여년전 파업때 여론뭇매…국민 생존권 위협 말아야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11년만에 파업 등 쟁의투표가결을 한 지난 19일 여행객들이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대한항공 여객기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11년만에 파업투쟁을 벌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가운데 연봉상위 1%에 해당하는 조종사노조의 무리한 임금요구로 인한 쟁의사태에 사회적지탄이 쏟아지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지난 19일 쟁의여부에 대한 실시한 결과 과반수 이상 득표를 얻어 이번주 대의원회의를 거쳐 파업여부 등 투쟁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대한항공 조종사들은 이번 임금단체협상에서 연봉 37%인상을 요구하면서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기본급과 비행수당을 합친 총액 기준 1.9%인상에서 물러설 수 없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이 회사 조종사들의 평균연봉은 약 1억4000만원 수준으로, 기장 연봉은 1억8000만원에 달하고, 입사 초임 조종사들의 연봉도 8000만원을 웃돌고 있다. 만약 회사가 노조의 요구대로 37%의 임금인상안을 받아들일 경우 연봉인상분은 1200억원을 넘는다.

대한항공 조종사들의 이같은 배짱요구는 최근의 중국발 스카우트 붐의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최근 고속성장하고 있는 중국 항공사들은 운항경험이 풍부한 한국조종사들을 대거 영입하고 있다. 조종사 수가 크게 모자라기 때문이다. 기장급의 경우 연봉 3억원 이야기가 공공연히 오가는 것도 이런 탓이다. 분명한 것은 중국인 현지 조종사들이 일률적으로 스카웃대상자들처럼 고액연봉을 받고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고액연봉과 근무여건 등을 앞세운 스카웃제안을 받는다면 누구나 솔깃할 수 있다. 또한 얼마든지 직장을 옮길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 이직 조종사들은 통상 단기계약을 한다는 점이다. 외국 항공사로선 자체 인력이 양성될 때까지 쓰고 얼마든지 버릴수 있는 카드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의 억지 임금인상 주장에 쓴웃음을 짓고 있다. 노동자의 가면을 쓴 억대 연봉자의 배부른소리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귀조노조 위에 황제노조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평균 연봉 9000만원을 웃도는 현대차 노조가 파업할 때마다 귀족노조의 이기적인 행위라며 여론의 뭇매를 맞곤했다”면서 “그런데 대한항공조종사 노조에 비하면 현대차 노조는 '가난한 노조' 라는 말 밖에 되지 않는다”며 혀를 짰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억지 주장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1억원 이상의 고임금을 받으면서 1인당 5200만원 이상 급여를 올려달라는 조종사노조의 요구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강미 산업부장.
최근 우리나라 산업계는 전자, 철강, 중공업 등 대부분의 업종을 망라하고, 수년간 계속되는 글로벌 경제불황에 뼈를 깎는 심정으로 지난해부터 임금삭감, 인력구조조정 등 ‘생존’을 위한 몸집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연간실적이 나아졌다고는 해도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살림살이가 어렵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연간매출은 11조544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6266억원으로 58.6% 증가했다. 하지만 당기순손실은 4578억원에서 703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유는 12조3000억원(102억 달러)에 달하는 외화부채와 자회사 리스크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두말할 것도 없다. 임원임금 삭감은 물론 조직개편을 통한 고강도 몸집줄이기에 나섰다. 상무급 이상 임원들은 회사에서 내준 차량도 반납했을 정도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현실을 외면한 상식밖의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면서 “이는 사회적 정서에도 맞지않는 터무니없는 주장일 뿐”이라며 날을 세웠다.

항공산업은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돼 파업시에도 최소한의 운항인력은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파업시 전체 항공편의 20%이상은 결항될 수밖에 없다. 이같은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승객과 화물 수송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되고, 결과적으로 국민들과 국가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게 된다.

10여년 전인 지난 2005년에도 조종사노조의 무리한 파업으로, 정상적인 항공기 운항이 어려워지면서 이용객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고, 결국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았던 쓰라린 경험이 있다.

이제 또다시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그 길을 걸으려하고 있다. 사회적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조종사 노조의 무리한 요구는 결국 국민들의 발을 묶고 생존권을 위협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하길 바란다.

이강미 기자 (kmlee50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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