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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안철수 멘토' 김종인, 문재인 품 안긴 이유가...


입력 2016.01.14 15:55 수정 2016.01.14 16:23        고수정 기자

박 대통령과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이후 인연

비대위서 공천 갈등…경제민주화 후퇴 쓴소리하기도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2012년 9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대통령선거대책기구 임명장 수여식에서 김종인 국민행복특별위원회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014년 6월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워크숍에서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의 특강을 경청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품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품으로 떠났다. 14일 더민주 조기선대위원장으로 전격 영입되면서다. 김 위원장은 이날부터 90일 남은 총선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한때 ‘박근혜 사람’이었다. 지금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사이가 됐지만, 둘 사이는 돈독했다.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집대성해 ‘경제민주화의 아이콘’이라고 불렸고, ‘박근혜의 경제 멘토’로도 칭했다.

김 위원장과 박 대통령 인연의 시작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였을 때 결과에 승복하는 모습을 보고 먼저 만나자는 제안을 했다. 두 사람은 첫 만남 자리를 통해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맺었다.

이후 김 위원장은 2011년 12월,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4·11 총선을 진두지휘하던 박 대통령의 제안으로 비대위원직을 수락했다. “‘국민만 보고 가겠다’는 박 대통령의 말에 믿음을 갖게 됐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경제분야는 물론 정치·사회·복지 등 여러 분야에서 통찰력 있는 진단과 올바른 해결방안을 제시해 온 분”이라며 “정파와 이념을 떠나 신망을 받고 있다”고 말하며 화기애애한 무드였다.

김 위원장은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이 위주가 된 공천위에 이명박 정부와의 인적 절연을 요구해오며 ‘인적 쇄신’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공천위가 ‘MB 노믹스’를 상징하는 이만우 고려대 교수를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하자, 갈등은 정점에 달해 결국 비대위원을 사퇴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박 대통령과는 절연하지 않았다. 그는 박 대통령에게 “대선에서는 박 위원장이 정권을 창출해야 하며, 이를 위해 박 위원장을 돕겠다”는 말을 전한 바 있다.

이후 김 위원장은 약속대로 2012년 18대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였던 박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캠프에 합류했다. 공약 개발을 총괄하며 캠프를 이끌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을 향해 “경제민주화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현 정권의 개국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김 위원장은 대선 1주년을 앞둔 2013년 12월 새누리당을 떠났다. 이를 두고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파기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2014년에는 더민주 워크숍의 강사로 나서면서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행보를 지적했다. 그는 “1987년 민주화를 이룬 이후 25년 동안 사회경제적으로 전혀 변화를 일으키지 못했다”며 “요새 유행어로 양극화,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민주주의가 점점 퇴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표와도 인연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2012년 대선을 앞둔 시점 처음 만났다.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였던 문 대표가 직접 김 위원장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미 김 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제안을 수락한 직후였다.

이후 김 위원장과 문 대표도 가끔 만나면서 인연을 쌓아왔다. 문 대표는 두 달 전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을 다시 찾아갔다. ‘현실 정치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던 김 위원장은 문 대표의 삼고초려 설득 끝에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위원장은 11대와 12대 국회에서 민정당 전국구 의원을 역임했다. 14대 국회에서는 민자당 전국구 의원을, 17대에서는 새천년민주당 비례대표를 지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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