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자한 법원' 30분간 3명 강간미수 했는데 집행유예

죄질 나쁘다면서도 "재범 위험성 단정 어렵다"며 전자발찌 기각

호수공원 주위를 돌며 30분만에 세명이나 추행한 강간미수범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자료사진) ⓒ연합뉴스

호수공원 주변을 돌아다니며 30분 만에 여성 3명을 추행하거나 성폭행을 시도한 대학생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양철한)는 31일 여성 3명을 추행하거나 강간하려 한 혐의(강간치상 등)으로 기소된 대학생 김모 씨(19)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검찰은 위치추적 전자창치(전자발찌) 부착명령과 신상정보를 공개 고지하라고 명령했으나 법원은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지난 8월 19일 김 씨는 오후 5시쯤 경기도 모 호수공원 인근 마트 앞에서 양손으로 아이들의 손을 잡고 걸어가던 A 씨(30)의 가슴을 움켜쥐는 등 강제 추행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첫 범행 후 달아난 김 씨는 20분 뒤 곧 호수공원에 이르러 B 양(13)을 발견하고는 가슴 부위를 만졌고, B 양이 소리치며 저항하자 입을 틀어막으며 추행을 계속했다.

이어 10분 후 공원 내의 한 커피숍에 혼자 있던 종업원 C 씨(21)에게 다가가 넘어뜨린 후 강간을 시도했다. C 씨가 강하게 저항하며 밀고 도망가 미수에 그쳤다.

재판부는 다수 피해자를 대상으로 여러 차례 성폭력 범죄를 범한 것으로 범행 내용이나 반복성을 보면 죄질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고인이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 등으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 등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네티즌들은 “30분만에 3명에게 성추행을 했는데 재범 위험이 없다고 전자발찌를 기각하다니, 조울증 치료감호 받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형량이 너무 작다는 의견과 “일부 피해자와 합의 했다니 적법하다”는 의견 등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