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엄마 빙의된 척 여중생 성추행한 무속인 변명이...

법원 "피해자 정신적 충격, 피고 용서 않아" 항소 기각

여중생을 꾀어 성추행하고 "동자신과 접신해 내 의지와 관계없었다"고 발뺌한 무속인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은 아동·청소년 강제추행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무속인 A 씨(40)의 항소심에서 "피해자가 심한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받았고 피고인을 용서하지 않고 있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월 A 씨는 조상 문제를 상담해주겠다며 여중생 B 씨(15)를 노래방으로 유인했다. A 씨는 B 씨의 큰엄마가 빙의한 것처럼 연기하면서 "아가, 내가 너희 부모님을 잘 챙길 테니 걱정말아라. 볼에 뽀뽀를 해보거라" 라고 말한 뒤 고개를 돌려 강제로 자신의 입을 B 씨의 입에 맞췄다.

아동·청소년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는 "당시 동자신과 접신해 내 의지와 관계없이 나온 행동이었다"고 주장했지만 1심은 "무속인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범행을 귀신의 탓으로 돌리는 등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 않다"며 A 씨에게 징역 1년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내렸다.

법원은 추행 직후 A 씨가 "너와 궁합이 잘 맞을 것 같다"라고 발언한 점에 미루어 심신상실 상태가 아니었을 것이라고 판정했다.

현행법상 가해자가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 결정을 할 능력이 없는 '심신상실'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음이 확인되면 형량을 감소해서 부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