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한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CEO 유임, 왜?
구조조정 마무리 역할 맡겨...매각 및 합병 가능성 대비 분석도
2016년도 삼성 사장단 정기인사에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최고경영자(CEO)가 모두 유임됐다. 대규모 적자로 경영위기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 중인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라는 역할을 맡겼다는 분석과 함께 향후 매각과 합병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일 단행된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과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의 은 모두 유임됐다.
삼성중공업은 올 3분기 누적으로 매출액 6조4858억원 영업적자 1조5318억원을 기록, 전년동기(매출액 9조8013억원·영업이익 1830억원)에 비해 크게 악화된 실적을 기록 중이다. 삼성엔지니어링도 같은기간 매출액 4조4721억원과 영업적자 1조4763억원으로 전년동기(매출액 6조6208억원·영업이익 1399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삼성의 성과주의라는 인사원칙에 반한다는 점에서 두 CEO의 유임은 현재 진행 중인 구조조정을 잘 마무리하라는 주문의 메시지로 풀이된다.
지난 2012년 12월 사장으로 취임한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 1977년 엔지니어로 입사해 약 40년간 회사에 몸담고 있는 현장 전문가다. 조선업계가 현재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회사를 잘 아는 박 사장이 적합한 인물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삼성엔지니어링도 비슷한 이유로 풀이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재무안정화와 경영정상화를 위해 3500억원 규모의 상일동 사옥을 매각하기로 한데 이어 내년 3월까지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 계획을 발표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013년 9월 취임한 박중흠 사장도 삼성중공업에서 플랜트사업을 오랜기간 담당했던 엔지니어 출신으로 현장전문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와 함께 이번 유임이 향후 양사에 닥칠 구조조정을 비롯, 합병 및 매각 등 변화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양사는 단순한 인력 구조조정을 넘어 합병 후 다른 기업에 매각하는 빅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9월 플랜트 설계 역량 강화와 조직슬림화, 원가 절감 등을 이유로 합병을 결의했다. 하지만 주식매수청구권이 대량으로 행사되면서 합병법인의 재무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같은해 11월 결국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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