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찾아간 김정일 경호원 "북 정권 19년전 그대로"
NK워치, 탈북자·UN Watch 관계자와 DMZ 북인권 개선 촉구
“북한주민들에게 자유를!”
북한당국에 의해 인권 피해를 입은 탈북자들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해 북한주민의 ‘인권’과 ‘자유’를 외쳤다.
NK워치(대표 안명철)는 6일 북한인권 피해자들과 함께 분단의 상징인 경기도 파주 DMZ를 탐방했다. 이들은 제3땅굴, 도라전망대 등을 둘러본 뒤 현존하는 북한 주민들의 처참한 인권유린 상황을 알리고 대한민국 정부는 물론 국제사회에 개선 노력을 촉구했다.
DMZ를 방문한 탈북자들은 인공기가 휘날리는 북한 땅을 바라보며 북한 주민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정일의 경호원 출신으로 15호 정치범수용소(요덕 수용소)에 끌려갔다가 생존한 탈북자 이영국 씨는 “북한 땅을 볼 수 있는 이런 곳에 오면 마음이 쓰리고 우울해진다”며 “여전히 북한인권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는데 북한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다 아는 나로서는 인권 문제가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쿠웨이트에 건설노동자로 파견됐다가 탈출해 한국에 들어온 림일 씨는 “1996년 11월 6일 평양을 떠나 쿠웨이트에 파견됐는데 그때 북한은 정말 절망적이었다. 그런데 19년이 흐른 지금도 북한은 그 모습 그대로”라며 “여전히 북한 주민들의 인권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림 씨는 “마음껏 말할 수도, 먹을 수도 없는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대신해 우리가 서울에서 국제사회에 외치고 있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정부도 굶주리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도움을 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DMZ 방문에는 스위스 제네바에 기반을 둔 유엔 활동 감시기구 UN Watch의 레온 셀티엘(Leon Saltiel) 부국장(Deputy Director)도 동행했다.
레온 부국장은 탈북자들과 함께 남북 분단의 현실을 느낄 수 있는 이곳 DMZ를 방문한 뒤 “독일은 이미 통일이 됐고, 공산주의 국가들도 모두 무너졌는데 한국은 여전히 분단돼 있어 상당히 세계와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또 빠른 경제성장을 이룩해 번성하고 있는 남한과 달리 북한에서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어 참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그는 북한인권 문제와 관련, “탈북자들의 증언은 정말 수많은 것들 중에 일부분일 뿐”이라며 “북한의 인권 상황이 심각한 만큼 UN Watch도 북한인권 문제를 우선순위에 두고 심각성을 알리는 활동을 이어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에 정식으로 등록된 비정부기구인 UN Watch는 실제 탈북자들을 제네바에 초청해 국제무대에서 인권유린 실태를 증언할 수 있도록 돕는 등 북한인권 상황 개선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레온 부국장은 “유엔에서 북한인권 문제가 주요의제로 계속 다뤄지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있어 ICC 제소 등 뚜렷한 성과를 거두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도 UN Watch는 NK워치와 협력해 탈북자들이 국제무대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을 알릴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이들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유엔북한인권사무소를 찾아 시네 폴센(Signe Poulsen) 소장과 면담을 갖고 자신들이 겪은 인권 침해 사례를 증언하고,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등 인권유린의 책임자들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