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초석 닦기' 북 주민 마음 얻는 6가지 방법은
전문가 "남북관계, 신혼부부 아닌 이성적인 '중년부부' 관계로 가야"
분단 70년이자 광복 70주년을 맞아 개최된 ‘광복 70년 대한민국, 틀을 바꾸자’라는 토론회에서 한반도 통일 방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광복 70주년 대한민국, 틀을 바꾸자’라는 주제의 토론회는 국회사무처와 국회입법조사처의 주관 아래 국회미래전략자문위원회, 한반도 선진화재단, 좋은정책포럼의 공동주최로 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특히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를 지향하는 두 단체가 함께 머리를 맞댔다.
이번 토론회는 광복 70주년과 동시에 분단 70주년으로 남북관계 또한 변곡점을 맞은 것과 관련 구조적 전환기에서 통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됐다.
이날 ‘통일한국으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은 조영기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통일을 위한 과제로 ‘북 주민 마음을 얻는 6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조영기 교수가 제시한 ‘북 주민 마음을 얻는 6가지 방법’으로는 △식량지원방법 개선(무상지원, 소량포장을 통한 육로 다수분할지원) △재중탈북자 적극 보호(정착촌 건설을 위한 필요경비의 적극지원, 몽골 러시아 등 극동지역 등에 일자리 마련) △에너지 지원: 아궁이 개량 사업(연탄공장건설 지원→산림녹화) △북한인권법 제정(북한인권침해사례 정보센터의 설립, 국제공조 통한 북 주민 인권의 실질적 보장) △정보화 지원(TV수상기 지원, 남북 방송 상호개방, 국제사회 정보 유입) △시장화 지원(개성공단 근로자 대상 경제 및 기술교육을 통해 시장경제 위한 국내외 연수기회 제공, 한중합작을 통한 한국 상품의 북 유통경로 개척) 등이다.
조영기 교수에 따르면 한반도 통일을 위해 독일통일의 성공 요인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독일통일의 성공요인은 서독이 동독의 급변과 민주화 과정에서 동독 주민의 ‘마음 얻기’에 성공해 동독주민이 서독으로 편입을 선택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조 교수는 “북이 급변사태와 민주화 과정에서 당연히 한국을 선택할 것이라는 생각은 희망사항에 불과하다”며 “지금부터 북한 주민의 ‘마음 얻기’는 필수 과제로 공동체 복원을 위한 각종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같은 세션의 발제를 맡은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반도 통일을 위한 남북관계는 ‘중년부부론’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근식 교수는 ‘중년부부론’에 대해 “남북관계도 ‘중년부부’처럼 너무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사이로 냉정한 실리추구가 가능한 관계로 가야한다”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신혼부부처럼 감정에 치우쳐 한 때는 북을 지나치게 설레임으로 접근했다가 또 어떤 때는 불구대천의 원수로 적대시했다면, 이제는 감정과 정서가 아닌 이성과 실리에 따라 대화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김 교수는 “김대중 노무현 시기가 서로 죽고 못 사는 신혼과 연애의 남북관계였고 이명박 정부 시기가 서로를 원수처럼 여기는 증오와 권태의 남북관계였다면 앞으로 남북관계는 일희일비하지 않고 끈기와 인내로 서로에게 익숙해가는 덤덤한 중년의 부부사이가 나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혼의 설렘도 아닌 이혼의 파경도 아닌 불편하지만 상호 존중하고 공존하는 중년의 지혜가 필요하다”면서 “현실적 남북관계의 모습은 서로 갑론을박하면서도 관계 자체를 파탄내지 않고 무덤덤하게 실속을 차리는 중년의 부부관계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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