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여서 받은 '경로 우대권' 부끄럽다" 할머니의 편지
서울메트로 이정원 사장 앞으로 '편지와 10만원' 보내
수년 전 경로우대권을 부정 발급해 사용한 노인이 반성문과 함께 10만원을 서울메트로에 보내 화제다.
10일 사연의 주인공인 정남숙 할머니가 보낸 편지와 10만원이 서울메트로에 도착했다. 정 씨는 편지에서 수년 전 지하철 매표소에서 '경로 우대권'을 받게 된 계기와 반성문을 보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수년 전 재미로 남편과 함께 지하철 매표소에서 경로 우대권을 받았다. 당시 60세를 갓 넘긴 나이였지만 나이보다 더 들어 보이는 남편의 외모 덕분에 역무원의 의심을 피했다"며 만65세 이상의 노인에게만 지급되는 무임 승차권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발급 후 3년간 가끔 남모르게 경로우대권을 받아 지하철을 이용하기도 했다며 사용 내역을 밝히기도 했다.
아무도 모르게 사건을 덮을 수 있었지만, 정 씨는 "거짓말하면 나쁜 사람이 된다며 정직해야 한다고 손주들을 가르치던 우리 부부였기에 과거 장난삼아 일삼았던 행동들을 사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서울메트로에 반성문을 보내게 된 이유를 서술했다.
그는 끝으로 "푼수 없는 할머니가 손주들에게 자랑할 수 있도록 답장을 부탁드려도 되겠느냐"며 "전주한옥마을에 놀러 오면 멋있게 안내하겠다"며 편지를 마쳤다.
정 씨는 최근 수필가로 등단했고 '무임승차' 잘못에 대한 내용을 적은 수필과 편지를 이정원 서울메트로 사장 앞으로 보내며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메트로는 "만 65세 이상 노인에게 지급되는 무임용 교통카드인 시니어패스의 양도·대여 등 부정 사용 건수가 지난해만도 422건에 달한다"며 "종이로 발행되는 무임승차권이 있던 시절의 잘못을 뒤늦게라도 밝혀 주신 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정 씨에게 받은 10만원은 운수수입으로 처리했으며 이정원 사장은 답장 서한과 함께 정씨의 손주에게도 선물을 보낼 계획이라고 서울메트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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