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정밀화학, 전지소재·화학 강화 …사업구조 개편
SDI, 삼성정밀화학의 전지소재사업 187억원에 인수
정밀화학, SDI보유 삼성BP화학 지분 819억원에 넘겨받아
삼성SDI와 삼성정밀화학이 상호 사업부문 및 지분 양도를 통해 각자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구조 개편을 단행한다. 삼성SDI는 전지소재, 삼성정밀화학은 고부가 정밀화학 분야를 각각 강화하는 것으로 향후 그룹 내 전자와 화학부문 사업 재편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삼성SDI는 28일 공시를 통해 삼성정밀화학의 전지소재사업을 187억 원에 양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양수 대상은 전지소재 연구개발(R&D) 설비와 특허권, 인력, 에스티엠(STM) 지분으로 양수 예정일자는 오는 9월 16일이다.
에스티엠은 2011년 5월 삼성정밀화학과 일본 토다(Toda)사가 합작으로 설립한 제조법인으로 2차전지용 양극활물질을 생산하고 있다.
전지의 플러스극을 생성하는 양극활물질은 음극활물질, 분리막, 전해질 등과 함께 2차전지 4대 소재 중 하나로 전지의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소재다. 삼성정밀화학이 개발과 영업을 담당하고 에스티엠은 제조를 맡아 왔다.
삼성정밀화학은 에스티엠의 지분 58%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삼성SDI로 넘기는 것이다. 현재 주주 구성은 삼성정밀화학 58%, 토다 교코(TODA KOKYO) 28.2%, 삼성SDI 13.8%다. 삼성SDI가 삼성정밀화학의 지분을 넘겨받게 되면 삼성SDI는 에스티엠의 지분 71.8%를 보유하며 절대적 지배구조를 갖추게 된다.
삼성SDI는 이번 인수로 주력 사업인 2차전지 사업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은 "전 세계 전기차 시장 확산 추세에 따라 전지 성능을 좌우하는 소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삼성정밀화학의 전지소재 사업을 양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에스티엠의 최대주주가 삼성정밀화학이었던데다 일본 업체와의 합작법인이어서 제조 기술 개발 등에 다소 제한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지분 인수로 삼성SDI가 에스티엠에 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할 수 있게 되면서 소재와 완제품간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정밀화학은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BP화학의 지분을 확대해 '고부가 정밀화학 전문기업'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한다.
삼성정밀화학은 반도체 현상액 원료 TMAC 등 전자재료와 화학제품 기초 원료인 염소·셀룰로스 등을 생산하는 특수 화학 계열사다. 삼성BP화학은 전자소재나 정밀화학 분야에서 많이 쓰이는 빙초산과 디스플레이용 편광필름 등 전자소재에 사용되는 초산비닐 등 기초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삼성정밀화학은 다음달 16일까지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BP화학의 지분 29.2%를 819억원에 전량 인수해 삼성BP화학 지분율을 기존 19.8%에서 49%로 확대한다.
이로써 삼성BP화학은 영국 BP케미칼(51%)와 삼성정밀화학의 양사 합작 형태로 지분구조가 단순화된다. 이를 통해 정밀화학 분야의 기반기술을 강화하고 사업부문 간 시너지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정밀화학의 삼성BP화학 지분 확대는 그동안 이뤄져 온 삼성그룹 내 화학계열사 재편과도 일맥상통한다. 지난해 11월 삼성토탈과 삼성종합화학을 한화에 매각한 삼성이 삼성정밀화학을 중심으로 화학사업을 영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정밀화학은 이번 사업재편과 함께 수원에 위치한 전자소재연구단지 내 보유한 건물 등의 자산을 삼성전자에 953억원에 매각한다.
삼성정밀화학은 이번 사업재편과 자산매각을 통해 확보된 투자 여력을 활용해 친환경 그린소재 사업과 셀룰로스 유도체, 에폭시 수지원료(ECH) 등 고부가 정밀화학 사업을 전략적으로 강화하고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지분 확대사업 재편으로 실질적인 외형 성장은 물론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게 됐다"며 “삼성BP화학의 핵심 중간체 활용을 통한 고부가 정밀화학의 추가적인 사업 확대와 함께 인적·기술적 교류 확대를 통해 시너지 효과 창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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