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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강남구청 '밥그릇 싸움'에 등 터지는 현대차


입력 2015.08.18 15:14 수정 2015.08.18 15:53        윤정선 기자

1조7000억 공공기여금 놓고 서울시-강남구청 이전투구

변전소 이전 허가 늦어질수록 현대차 신사옥 착공 지연..피해는 기업 몫

현대차그룹이 서울시에 제출한 한전부지 개발 계획 모형도. ⓒ서울시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으로 피해를 보는 건 현대차다. 강남구가 한전부지 내 변전소를 볼모로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고 있다."(김용학 서울시 동남권 공공개발추진반장)

"공공기여금 문제가 해결된다면 구청장인 내가 책임지고 (변전소 이전을) 허가해주겠다."(신연희 강남구청장)


서울시와 강남구가 한전부지 공공기여금 1조7000억원의 사용처를 두고 팽팽히 맞서면서 오는 2017년 초 예정된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착공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서울시와 강남구청 간 밥그릇 싸움에 애먼 기업만 피해를 입지 않을까 우려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일정대로 오는 2017년 초부터 GBC를 착공하려면 올 연말까지 한전 별관 부지 지하에 위치한 삼성변전소를 옮겨야 한다.

삼성변전소는 축구장 절반 크기로 삼성동 일대 주택과 병원 등 6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각종 전력설비를 이전하고 철거하는 데 최소 1년6개월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지난 6월 변전소 사업부지를 가장자리로 옮기는 이전 증축 허가를 강남구청에 신청했다.

건축법 제8조 및 제11조에 따라 새 변전소 건물은 21층 이하, 10만㎡ 이하의 소규모 건축물로, 인허가권한이 서울시장이 아닌 강남구청장 소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되지 않는 한 법적으로 신축을 허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를 반려했다.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은 내년 상반기에나 확정된다.

이와관련, 서울시의 판단은 다르다. 강남구가 변전소를 인질로 삼아 현대차의 신사옥 착공을 지연시키면서 서울시를 압박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와 현대차는 문제없이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며 "강남구는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규정상 도시계획위원회 자문을 받아 변전소 이전을 허가해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강남구가 변전소를 볼모로 '부당결부금지 원칙'을 위배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강남구청장의 집권남용으로도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행정 5원칙 중 하나인 부당결부금지 원칙은 행정기관이 행정활동을 행하면서 그것과 실질적인 관련이 없는 반대급부와 결부시켜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변전소 이전을 현대차 신사옥 건립과 별개로 진행하는 이유는 공사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것"이라며 "만약 강남구가 부당하게 변전소 이전을 허가하지 않는다면 현대차에서도 공사지연 등으로 발생할 금전피해 등을 소송으로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전부지에 대한 서울시 가이드라인. ⓒ서울시

▲1조7000억원 밥그릇 싸움에 현대차만 피해= 이처럼 서울시와 강남구청이 변전소 이전을 놓고 서로 상반된 주장을 펼치면서 팽팽하게 맞서는 이유는 법적 문제라기보다 '공공기여금'을 차지하기 위해 이전투구식으로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강남구청은 공공기여금을 영동대로 '원샷개발'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반면 서울시는 송파구에 속한 잠실운동장 일대 개발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위해 지구단위계획구역도 확대했다. 현행법상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된 곳에만 해당지역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금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변전소 이전 허가가 서울시와 강남구의 공공기여금 갈등 문제로 확전된 것이다.

문제는 양측의 갈등이 심화될수록 그 피해는 현대차가 오롯이 떠안게 된다는데 있다. 양측의 갈등으로 인해 변전소 이전이 늦어질수록 그만큼 착공시기도 지연되기 때문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지난 2009년 종합무역센터 주변 지구 단위 구역과 계획 결정과정에서 500m² 이상일 때 증축이 안 되고 신축으로 하게 돼 있다"며 "이는 서울시에서 결정한 사안이기 때문에 변전소 이전 허가를 위한 규제를 풀려면 서울시와 협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공공기여금 문제가 해결되면 허가해주겠다'고 말한 건 공공기여금 문제가 해결되면 적극적으로 서울시와 협의해서 규제를 푼다는 것"이라며 "공공기여금 문제를 변전소 이전 허가 조건으로 내세운 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현대차 관계자는 "서울시와 강남구청이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했으면 한다"며 말을 아꼈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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