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아닌 연합' 쏘나타-K5, 수입차 성장 브레이크 건다
수입차 역대 최고치 갈아치우며 비중 확대
쏘나타-K5, 고성능·고연비 디젤 엔진 탑재로 점유율 수성 나서
수입차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산차의 대표 차종으로 꼽히는 쏘나타와 K5가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을 얼마만큼 지킬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수입차는 13만7765대 증가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10만5898대)보다 30.1%(3만1867대) 늘었다.
반면 국산차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3.5%(2만5633대)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자동차 신규등록대수 증가율 6.8%(5만7802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지난 2005년까지만 해도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그쳤다. 하지만 해마다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까지 등록된 차량 중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6.1%로 10년 전보다 5배 이상 뛰었다.
이에 국내 완성차 업체는 수입차에 뒤지지 않는 첨단기술과 연비, 가격경쟁력 등으로 무장해 점유율 수성에 나섰다.
특히 최근 출시된 현대자동차 쏘나타 1.6터보와 1.7디젤, 기아자동차 신형 K5는 안방 사수를 위한 대표 차종으로 꼽힌다.
김창식 기아자동차 부사장(국내영업본부장)은 지난 15일 신형 K5 미디어 발표회에서 "(신형 K5 판매에서) 쏘나타와 간섭은 분명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쏘나타와 K5가 함께 늘어난 수입차에 대응해 (국산차에 대한) 수요를 확장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K5와 쏘나타를 경쟁관계가 아닌 수입차에 저항하기 위한 ‘연합군’으로 본 셈이다.
시장반응도 나쁘지 않다. K5의 경우 출시 전 사전예약으로만 3주간 8527대를 팔아치웠다. 쏘나타 역시 1.6터보와 1.7디젤을 출시하면서 점유율 방어가 아닌 공격에 나섰다. 이미 쏘나타 신차계약에서 1.7디젤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이른다. 1.6터보 역시 16%를 차지하고 있다.
김상대 현대차 이사(국내마케팅실장)는 "앞으로 1.6터보 판매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며 "전체 쏘나타 판매에서 1.6터보와 1.7디젤은 30~40%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목할 점은 쏘나타와 K5 모두 세계적 트렌드 '엔진 다운사이징'과 최근 높아진 '디젤' 수요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두 차종이 수입차에 저항할 수 있는 대표차로 꼽히는 이유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수입차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꼽힌 연비문제도 해소됐다.
1.7디젤 엔진을 심은 쏘나타와 K5의 복합연비는 리터당 16.8km다. 상반기 수입차 베스트셀러로 꼽힌 폭스바겐 골프 2.0 TDI의 복합연비(15.5km/ℓ)를 뛰어넘는다.
가격경쟁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신형 K5 2.0 가솔린 프레스티지 트림은 최대 170만원까지 가격을 내렸다. 프레스티지는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이기도 하다. 2016년형 쏘나타 역시 가격을 동결하거나 인하했다. 사실상 성능향상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은 셈이다.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의 경우 전체 모델 중 디젤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면서 "쏘나타와 K5가 디젤차 출시로 수입차 디젤 수요를 어느 정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비도 수입차와 비교했을 때 상당한 경쟁력을 가졌고 이를 인정받고 있다"면서 "더구나 실내공간을 비롯해 편의사항이 수입차보다 가격대비 높은 경쟁력을 갖기 때문에 시장에서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팔린 수입차 100대 중 70대 이상은 연비가 높은 디젤 차량이다.
또 다른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증가세는 앞으로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유로6 도입 등 여러 이슈로 수입차 가격이 계속해서 인상되고 있어 단기적으로 국산차가 가격경쟁력을 얼마만큼 벌리느냐가 변수"라고 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