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피 말리는 한화 마약야구, 상대가 더 지친다


입력 2015.05.01 09:22 수정 2015.05.02 09:10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3점차 이내 경기 16차례 중 무려 11승

한화와 맞붙은 뒤 대부분 팀들 난조

김성근 한화 감독의 지배력은 그라운드를 넘어 상대팀까지 미치고 있다. ⓒ 연합뉴스

시즌 초반 KBO리그의 최대 화두는 역시나 확 달라진 한화의 역습이다.

‘야신’ 김성근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한화는 13승 11패로 리그 공동 4위에 위치해있다. 지난해까지 최하위에 머물러 팬들의 분통을 터지게 했던 것을 감안하면 비약적인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한화 야구를 중독성 강한 마약 야구에 빗대 '마리한화'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매 경기 한국시리즈를 방불케 하는 치열한 접전, 여기에 눈에 띄게 기량이 향상된 선수들, 그리고 그라운드를 지배하는 김성근 감독의 카리스마까지, 흥행의 주요 요소들을 두루 갖춘 한화다.

실제로 한화의 존재감은 올 시즌 10개 구단 가운데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늘어난 관중 수와 시청률이 이를 대변한다. 지난해 8차례 매진을 기록했던 한화는 올 시즌 벌써 6번이나 대전 구장을 꽉 채웠다. 경기당 평균 관중도 7610명으로 구단 역대 최다였던 2012년의 7758명을 넘는다.

시청률 1%만 넘어도 선방이라 부르는 케이블 중계에서도 한화가 끌어당기는 힘은 대단하다. 벌써 4차례나 시청률 2%를 돌파했고, 특히 지난달 26일 SK전에서는 1.9%를 기록, KBO가 야심차게 마련한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NC-LG, 1.1%)을 앞질렀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잦은 접전으로 인한 피로도가 오히려 상대팀에 전달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팀이 SK다.

연승행진을 내달리며 2위까지 점프했던 SK는 4년 전 자신들을 이끌었던 옛 스승을 만났다. 그리고 패자는 제자들이었다. 3연전 첫날, 상대에 시즌 첫 영봉승을 내줬던 SK는 이튿날 마무리 윤길현이 무너지며 에이스 김광현의 승리가 무산됐다. 결국 SK는 시리즈를 모두 내줬고, 연패의 충격은 주중 NC전(6-8패)까지 이어졌다.

LG도 한화가 맞대결한 뒤 후유증이 대단했다. LG는 지난달 21일부터 23일까지 이어진 3연전 중 2경기가 3점 차 이내의 접전이었고, 총 11명의 투수들이 총동원됐다. 다행히 2승 1패의 위닝 시리즈를 기록했지만 곧바로 이어진 NC와의 경기서 무려 11실점하며 무너졌다. 불펜의 과부하로 투입시킬 선수가 제한적인 게 이유였다.

이보다 앞서 한화와 만났던 NC는 우천취소 경기를 제외한 두 차례 맞대결을 모두 내줬고, 여파는 5연패로 이어졌다. 지난 3년간 한화와의 상대전적에서 36승 1무 14패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던 삼성도 시즌 첫 연전에서 1승 1패만을 거두는데 그쳤다. 특히 지난달 14일에는 에이스 윤성환을 내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하는 이변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렇다면 한화의 피로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일까. 현재 한화의 3점 차 이내 접전 경기는 무려 16경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 가운데 11승(5패)을 따냈다.

전력을 쏟아 붓고도 패했다면 힘이 빠지겠지만 승리한 경우가 훨씬 많으니 팀 사기는 크게 상승할 수밖에 없다. 구원투수들의 잦은 등판도 우려와는 김성근 감독이 철저하게 휴식일을 보장해주고 있다. ‘마약 야구’ 한화의 올 시즌이 걱정보다 기대감이 더 커지는 이유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