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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조현아 사과문' 역풍 …교수 ·정치권 비난


입력 2014.12.09 16:05 수정 2014.12.09 17:38        데일리안=이강미 기자

조종사노조, 성명 통해 "조부사장 잘못덮으려 책임전가"

진중권 "여기가 북조선이냐" … 국회 "변명불과 …철저히 진상조사" 질책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연합뉴스
대한항공이 조현아 부사장의 ‘항공기 리턴’ 사과문을 냈으나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조 부사장이 ‘정당한 지시’를 했다며 잘못을 승무원 탓으로 돌리자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물론 정치권까지 일제히 발끈하면서 비난여론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9일 성명을 통해 "회사는 사과문에서 조 부사장의 중대한 과실을 덮으려고 승무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기장과 객실승무원에게 책임을 묻기보다 직원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경영진의 과실부터 깨끗이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항공은 전날 조 부사장이 기내 서비스를 책임진 임원으로서 승무원의 서비스 문제를 지적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면서 "매뉴얼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변명과 거짓으로 적당히 둘러댔다는 점을 들어 조 부사장이 사무장의 자질을 문제삼았다"고 해명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날 오전 트위터에 대한항공의 해명에 대한 기사를 링크한 뒤 "기가 막혀서…여기가 북조선이냐"라고 꼬집었다. 이는 조현아 부사장을 비롯한 대한항공 3세들이 사내에서 절대적인 존재로 떠받들어지고 있다고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도 일제히 대한항공의 ´사과문´에 대한 질타와 비난이 거세다.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은 8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대한항공을 지금까지 이용했다는게 안타깝다”며 “당장 대한민국을 떠나는게 정답입니다. 그럼 과자를 입에다 넣어 드렸어야 하나요”라고 비난했다.

같은당 김광진 의원 역시 트위터를 통해 해당 기사 링크를 걸고 “라면상무는 명함도 못내밀겠군요”라며 조 부사장의 행태를 비꼬았다. 김 의원이 언급한 라면상무란 지난해 4월 대한항공 기내에서 라면을 트집잡아 승무원을 폭행했던 한 대기업 상무를 지칭한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대한항공은 사과문을 냈지만 반성은 없이 승무원에게만 책임을 넘기는 갑(甲)질로 일관했다"며 "임원에게 서비스 점검의 의무가 있다는 말은 변명에 불과하며 재벌 오너의 심기를 거스른 것이 문제였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한항공이 이번 일로 승무원 교육을 철저히 교육해 서비스 질을 높이겠다고 한 것에 대해 "교육을 강화해야 할 대상은 재벌 오너지 애꿎은 승무원 아니다"라며 "국토부는 철저히 진상을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개호 의원은 "대한항공은 기장과 협의한 행동이었다고 하지만, 사주의 딸로 사내에서 절대 권력을 가진 부사장의 분부에 토를 달 기장이 있겠나"라며 "재벌 자녀의 도덕적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인 만큼 국가인권위법 위반 여부를 따지는 것을 포함해 법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협 의원도 "이번 횡포는 이 비행기는 내 것이며 모든 직원이 내 소유물이라고 착각하는 전근대적 천민주의 사고방식이 불러온 제왕적 경영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서는 앞으로 대한항공을 이용하지 않고 아시아나항공 등 다른 항공사를 이용할 것이라는 이용자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조 부사장이 직접 사과하지 않고 회사를 내세워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는 비판도 거세다.

조현아 부사장은 지난 5일 뉴욕에서 대한항공 여객기가 이륙하기 전 승무원의 견과류(마카다미아너트) 서비스 방식이 매뉴얼과 다르다고 질책하며 항공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했다.

이강미 기자 (kmlee50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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