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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입맛 맞춘 정책성 보험, 4대악 보험은 빈 수레?


입력 2014.09.24 11:16 수정 2014.09.25 07:58        윤정선 기자

금감원 "4대악 보험은 정책성 보험으로 보기 어려워"

소비자단체 "누가 봐도 정권 입맛 맞추기용"…보험사 부담만 키워

지난 7월1일 4대악 범죄에 대해 보장하는 보험상품이 출시된 가운데, 현재까지 판매 건수가 0건에 불과해 정책성 보험 실효성 문제로 불거지는 양상이다. 사진은 금융위원회 홈페이지 화면 캡처 ⓒ데일리안

4대악 범죄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이 단 한 건의 계약도 맺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정권 입맛 맞추기용 보험상품이 이미 출시된 상품과 차이가 없어 소비자단체에선 정책성 보험이 보험사 경쟁력만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에 따르면, 현대해상이 지난 7월1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행복지킴이 보험(4대악 보험)' 가입계약 건수는 현재까지 한 건도 없다.

이 때문에 행복지킴이 보험을 두고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 압력에 의한 포퓰리즘 금융상품이라는 것이다.

이상규 의원은 "학교폭력, 성폭력, 가정폭력 등을 민간 보험상품으로 보장한다는 것은 국가가 담당해야 할 범죄 피해의 책임을 민간에 떠넘기는 것"이라며 "피해자들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민간보험사 등에 제공한다는 것은 인권침해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금융당국은 정부정책 홍보용 보험출시를 중단하고 본연의 책무인 금융소비자 보호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행복지킴이 보험은 출시 전부터 상품명을 두고도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프렌즈가드라는 명칭으로 출시 예고된 상품을 감독당국이 개입해 4대악 피해를 보장한다는 내용을 강조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 금감원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현대해상 보험을 정책성 보험으로 보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금융감독원 4대악 관련 보험 상품심사 결과보고 내용 일부(이상규 의원 자료 재구성)ⓒ데일리안

금감원 관계자는 "'프렌즈가드'에서 '행복지킴이상해보험(4대범죄)'으로 명칭이 변경된 것은 상품명을 통해 급부의 특징을 알기 어려운 오인의 소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는 보험명칭 가이드라인과 관련된 부분이지 정책성 보험임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었다"고 대답했다.

그는 이어 "또 행복지킴이 보험의 경우 현대해상이 자발적으로 4대악척결범국민운동본부와 업무협약(MOU)를 맺고 만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상품 개발이나 판매를 보험사에 권유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상품판매 부진과 관련 4대악 보험의 실효성을 두고선 현대해상은 아직 예단하기 이르다는 입장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단체보험 성격상 보험가입이 필요한 지자체 예산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서 "아직 실적이 없다고 실효성 문제로 이어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소비자 단체의 생각은 달랐다. 정부가 상품개발이나 판매를 강조하지 않았더라도 4대악 보험을 포함한 정부 공약과 관련된 보험은 누가 봐도 정권 입맛 맞추기용이라는 것이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4대악 척결은 정부가 내세운 공약 중 하나"라며 "그런 상황에서 4대악을 보장하는 보험을 내놓았는데, 보험사가 자발적으로 만들었다는 이유로 정책성 보험이 아니라는 정부의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보험국장은 "과거 4대강에 자전거 도로 깔면서 금융당국이 할 수 있었던 것이 이미 있던 자전거 보험을 활성화하는 것"이었다며 "결과적으로 정부 정책의 각 부처가 호응해주다 보니 상품성 없는 보험상품만 축적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금감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정부의 정책 중 하나가 4대악 척결이다보니 관련 보험상품을 정책성 보험으로 볼 수 있는 측면이 일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현대해상 한 개 보험사가 내놓은 상품을 두고 정책성 보험 전체 문제로 확대하는 것은 비약"이라고 강변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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