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우울증 표현지수 '매우 낮음' 감정억누르다 자살

삼성서울병원 교수팀 연구 결과 발표

한국인의 우울증 표현지수가 선진국보다 낮은 반면 자살과 같은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율은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삼성서울병원 전홍진 교수팀은 최근 하버드의대 정신건강의학과 모리죠 파버 교수팀과 함께 한국과 미국의 우울증 환자 5300여명을 대상으로 비교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에서 삼성서울병원 등 14개 대학병원 환자 1592명, 미국에서 하버드대학교 부속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등 14개 주요 대학병원과 41개의 클리닉을 방문한 환자 3744명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 우울증 척도의 총점이 우리나라 환자의 경우 14.58점으로 미국 환자의 19.95점에 비해 전반적으로 30% 가량 낮았지만 삶의 질 척도(Q-LES-Q-SF)에서 우울증 심각도는 한국이 39.15점으로 미국의 37.33점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는 우리나라 우울증 환자들은 미국 환자들에게 비해 우울증 정도에 대해 과소평가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환자 6.9%는 자살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중이거나 최근 시도를 한 적이 있다고 답해 미국인(3.8%)의 2배 가까이를 차지했다.

미국이 2012년에 발표한 2010년 기준 자살자 수를 보면 인구 10만명당 12.4명으로 집계됐고 같은 기간 우리나라 통계청이 발표한 자살자 수는 31.2명으로 미국의 약 2.5배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10년째 자살률 1위란 불명예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 환자들이 우울감을 잘 표현하지 않고 속으로 삭이면서 치료 시기를 놓치고 병을 더 키우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