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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DS가 뭐길래" 카드사는 웃고 보험사는 울고


입력 2014.08.06 09:43 수정 2014.08.06 11:10        윤정선 기자

보험금 지급 관련 관리·감독 강화되면서 보험사 수익 악화

카드사 DCDS 규모 커지면서 수익창출 기대

채무면제·유예상품(DCDS)의 외형성장에도 관련 금융업계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연합뉴스

신용카드 이용자의 갑작스러운 사고에 대비한 보험상품인 채무면제·유예상품(DCDS)의 외형성장에도 보험사는 앓는 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DCDS 관련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강화가 일부 보험사 수익악화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7개 카드사(국민, 롯데, 비씨, 삼성, 신한, 하나SK, 현대카드)의 DCDS 상품 가입회원수는 328만명으로 지난해보다 2만명 증가했다.

DCDS는 카드회원의 갑작스러운 사고에 대비해 카드사가 판매하는 보험상품이다. 보험료는 일반적으로 카드결제금액의 0.5% 내외다.

카드사는 회원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일부 넘기고, 나머지는 자신들이 챙긴다. 지난해 카드사가 DCDS 판매로 챙겨간 금액은 1904억원이다. 카드사가 보험사에 쥐여준 돈은 387억원이다.

현대카드의 경우 지난 2011년 DCDS 가입회원수가 30만명이었다. 가장 최근 조사된 2분기는 60만명으로 2배 가까이 규모가 커졌다. 하나SK카드의 경우에는 2011년 24만명에서 106만명으로 4배 넘게 몸집을 불렸다. 신한카드 역시 회원수만 봤을 때 마이너스 없이 성장하고 있다.

다만 국민카드, 롯데카드, 비씨카드, 삼성카드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국민카드와 삼성카드에서는 지난 2분기 DCDS 회원이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2만4000여명이 이탈했다. 롯데카드 역시 2만3000여명이 빠져나가 뒤를 이었다. 비씨카드에서는 9000명이 DCDS 상품을 탈퇴했다.

전체 카드사를 종합해보면 2만명이 증가했지만, 개별 카드사마다 차이가 컸던 셈이다. 이는 DCDS 상품 영업채널이 주로 텔레마케팅(TM)인데 정보유출로 영업이 제한된 탓으로 보인다. 국민카드와 롯데카드 회원 수가 줄어든 것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회원수가 증가해 외형이 커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DCDS 상품의 미래는 그리 녹록지 않다.

특히 보험사가 DCDS 판매로 가져가는 이득이 크게 줄고 있다. 지난 2011년 보험사가 피해회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챙긴 금액은 236억원이다. 지난 2012년도 271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 보험사가 DCDS로 이득을 본 액수는 59억원으로 크게 쪼그라들었다. 지난 2분기에도 보험사가 챙긴 몫은 63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84억원)과 비교했을 때도 크게 못 미치는 액수다.

외형 성장에도 보험사 수익이 나빠지는 이유는 상품에 대한 관리·감독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은 카드사가 회원에게 DCDS 상품에 가입시킨 뒤 보험금 지급에는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금감원이 지난 4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DCDS 가입 후 보상금을 받지 못한 회원이 10만5000여명, 피해금액만 최대 1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채무면제·유예상품(DCDS) 수익 분배 규모(여신금융협회 자료 재구성) ⓒ데일리안

금감원은 이 같은 이유로 미수령 보험금 지급 계획을 발표하면서 동시에 불합리한 약관과 수수료 체계를 전체적으로 손봤다. 또한, 지난해 5월부터는 금감원 '상속인 금융거래 조회' 서비스와 DCDS를 연동해 사망인에 보험가입 사실을 유가족이 알 수 있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보험금 지급건수가 늘면서 보험사를 중심으로 DCDS 상품은 득보다 해가 많은 상품으로 전락했다. 보험금 지급 문제는 절대적으로 카드사가 아닌 보험사가 떠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삼성카드가 지난해 DCDS 상품을 판매해 회원에게 걷어드린 금액은 534억원이다. 이 중 삼성카드는 보험사에 60억원을 떼어줬다. 해당 보험사는 보험료로 받은 금액보다 2배 가까이 많은 119억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했다.

제휴를 맺는 카드사와 보험사마다 사정은 제각각이지만 전체적으로 보험료와 보험금 지급 규모가 비슷해지고 있다. DCDS에서 보험사 수익도 그만큼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 DCDS 상품은 카드사가 알아서 보험사에게 돈을 가져다주는 매력적인 상품이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관련 제도가 정비되면서 보험사에게 득보다 해가 될 수 있는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 관계자는 "DCDS는 해마다 민원이 증가하는 상품"이라며 "가장 큰 영업채널이 전화영업이라는 점에서 불완전판매 가능성도 높은 만큼 관리·감독을 계속해서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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