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생존자 학생들 "네티즌들 욕에 상처도 받아"

학생들 이틀째 증언에서도 해경ㆍ선원 처벌 강력 요구

'세월호 참사' 생존학생들이 이준석 선장 등 승무원 재판에 증인으로 나서기 위해 28일 오전 경기도 안산 수원지법 안산지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 사고 때문에 다른 분들이 많이 (저희에 대해) 욕도 하시는데 그거 때문에 많이 상처도 받았습니다. 저희는 그냥 수학여행 가다가 단순히 사고 난 게 아니라 사고 후 대처 잘못돼 이렇게 많이 죽은 건데 이런 걸 교통사고라고 표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잘 때 가위에 눌리거나 잠깐씩 깨곤 해요.”

세월호 사고 당시 구조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전날에 이어 29일에도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나섰다.

단원고 생존학생 7명은 이날 오전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광주지법형사 11부 심리로 열린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서 당시 처참했던 사고 현장에 대해 증언했다.

특히, 이날 학생들은 전날 법정에 나섰던 친구들의 증언과 마찬가지로 사고 당시 해경이 적극적인 구조 시도 없이 갑판에만 머물렀다고 입을 모았다.

4층 B28 선실에 머물던 A양은 “선실에서 갑판까지 오르막인데 옆방에 있던 아저씨가 커튼을 뜯어서 만든 로프를 내려줘서 잡고 올라왔다”며 “갑판에 도착해보니 해경이 계단 옆 외벽에 서 있었다”고 밝혔다.

A양은 또 배 안에 사람이 많다고 말해줬느냐는 검사 질문에 대해서는 “해경이 위에서 다 볼 수 있는 상황이었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면서 “친구로부터 해경이 '올라올 수 있는 사람은 올라오라'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고 증언했다.

B양도 “갑판에 있던 해경이 가만히 있다가 어느 순간 사라졌다”고 했고 C양은 “갑판에 나와 헬기를 탈 때에만 해경의 도움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또한, 이날 학생들은 승무원과 해경 등의 미흡한 사고 대처로 인명피해가 늘어났다며 심각한 사고 후유증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 학생은 “우리는 단순히 수학여행 길에 사고를 당한 게 아니라 사고 후 잘못된 대처로 이렇게 많은 목숨을 잃은 것”이라며 “탈출 당시 건너편 친구랑 눈이 마주쳤는데 결국 배에서 나오지 못한 그 친구가 바닷물에 잠긴 모습이 떠올라서..”고 말을 잇지 못하더니 끝내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 학생은 그러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사고 때문에 많이 다른 분들이 욕도 하고 그러시는데 그것 때문에 많이 상처를 받았다”고도 말했다.

또 다른 학생도 “잘 때 가위에 눌리거나 잠깐 깨기도 한다”며 선언들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고, 사고 후 정신적 고통에 시달린다는 한 학생도 “친구들이랑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거(사고)니까 선원들이 그것에 대한 마땅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재판부는 고통을 호소한 학생들을 향해 “이번 일로 충격 많이 받았고, 댓글 때문에 속상하다고 했는데 신경 쓸 필요 없다. 앞으로 행복하게 살면 된다. 고생했다”며 위로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날 증언에 나선 학생들은 선장과 선원에 대한 처벌과 함께 “왜 배가 침몰했는지 알고 싶다”는 의사도 명확히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날 학생들의 증언이 계속되는 동안 방청석에선 학부모들 사이에서 탄식과 한숨,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증인신문을 비공개로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