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기성용, 박주영 악몽 떠올려라…실체 없는 아스날 손짓


입력 2014.07.26 05:33 수정 2014.07.26 07:53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벵거 감독 “기성용 원한다” 아시아 마케팅?

약점 드러내면, 잠재력 안중에도 없이 벤치신세

아스날이 기성용을 영입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어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연합뉴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을 대표하는 명문구단 아스날은 전 세계 축구 선수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그러나 아르센 벵거 감독(64)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지도자다.

니클라스 벤트너, 루카스 포돌스키, 마루아네 샤막 등은 벵거의 선발 명단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서운함을 표출했다. 그런가 하면 사미르 나스리는 아스날을 떠나면서 “팀에 머무는 동안 어떤 우승컵도 들어 올리지 못했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직관보다 객관적인 데이터, 감성보다 이성에 충실하다보니 선수들에게 차갑게 다가오는 부분도 있다. 벵거의 눈에서 벗어난 선수는 연습 시간에 아무리 잘해도 기회를 받기 어렵다. 벵거는 선수들의 ‘숨은 잠재력’을 일깨워주는 타입이 아니다. 미완성 유망주보다 ‘완성된 유망주’에 마침표를 찍어줄 뿐이다.

한국 간판 미드필더 기성용(25)이 아스날 이적을 꿈꿔선 곤란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선 벵거 감독은 최근 공개적으로 “기성용을 원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 하지만 아스날 구단의 아시아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높다.

이스날은 꿈의 클럽이지만, 그동안 아시아 선수들에겐 ‘애증의 대상’일 뿐이다. 일본축구 영웅 이나모토 준이치는 아스날에서 정규리그 0출장 굴욕을 당했다. 벵거가 키워주겠다고 데려간 미야이치 료(21)는 4년 동안 허송세월만 보냈다. 이제 벌써 22살이다. 경기감각 부족으로 2014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에도 발탁되지 못했다. 한국 간판 공격수 박주영 또한 아스날 이적 후 AS모나코 시절 ‘절정의 폼’을 잃었다.

기성용이 아스날에 간다면 단 한 번의 실수조차 해선 안 된다. 그러나 기성용은 단점이 있는 선수다. 수비 가담이 다소 느리고 형식적이다. 이 부분을 벵거 감독이 파악한다면 기성용은 혹독한 후보의 설움을 경험할지도 모른다.

벵거 감독은 차선책이 부족한 지도자라는 평가도 많다. 선발 11명만 고집해 후보군을 벤치에 썩히는 경우가 많다. 또 임기응변 전략에도 약하다.

한 마디로 약점을 상쇄하는 기성용의 잠재력을 벵거 감독이 잘 활용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그렇다면 기성용으로선 도박을 할 필요가 없다. 아스날 감독의 성향이 어떤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유럽에 진출한 태극전사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감독을 잘 만나야 성공한다”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목소리다.

기성용에게 최적의 시나리오는 ‘원 소속팀’ 스완지 시티에 잔류하는 것이다. 구단주는 물론, 게리 몽크 감독(35)도 기성용이 잔류해주길 바라고 있다. 확고한 신뢰를 받고 있다. 경기 출전엔 문제가 없다. 기성용은 또 1년만 버티면 자유이적 시장에 풀린다. 이적료가 없어 원하는 팀으로 갈수 있다.

‘차선책’은 아스톤 빌라의 폴 램버트 감독(44) 밑에서 ‘살신성인 축구’를 배우는 것이다. 폴 램퍼트 감독도 기성용을 원하고 있다. 아스톤 빌라는 터프한 경기운영으로 유명하다. 전방부터 압박축구를 구사하는 등 강력한 체력을 요구한다. 공격하면서 수비를 생각하고, 수비하면서 역습을 준비해야 한다.

아스톤 빌라에서 기성용의 체력은 단련될 수 있다. 기성용의 약점이던 ‘형식적인 수비가담’도 보완할 수 있다. 아스톤 빌라에서 체력을 완성시킨다면 한국대표팀 A매치 경기도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 브라질월드컵에서 기성용은 분명히 체력적으로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뒤늦게 기성용 쟁탈전에 뛰어든 아스날은 실체가 없다. 물론 객관적인 데이터를 중시하는 벵거 감독은 지난 시즌 패스성공률 90%에 육박하는 기성용을 눈여겨봤을 수도 있다. 그러나 벵거는 베스트 일레븐으로 한 시즌을 보내는 감독이다. 기성용이 벵거 감독의 선입견을 깨고 ‘아스날 11명’에 포함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축구 자산’ 기성용은 자신을 믿어주고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는 감독 밑에서 축구를 배워야 한다. 아시아 선수를 평가절하해온 ‘유럽리그’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충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