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응원단 체류비 지원에…네티즌 "미사일 쏘는 마당에 무슨..."
사상 최대 규모 응원단 체류비 둘러싸고 네티즌 의견 '분분'
북한이 오는 9월 치러질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 사상 최대 규모의 응원단을 파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가운데, 응원단 체류비 전액 지원 문제를 둘러싸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리 정부의 체류비 전액 지원을 찬성하는 네티즌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북한 사회 변화를 전략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반면, 반대하는 네티즌들은 북한이 최근 연이은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에 긴장감을 조성하는 상황에서 전액 지원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는 과거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와 2003년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당시 파견된 북한 응원단의 체류비를 전액 지원한 바 있다.
전액 지원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트위터리안 ‘stece*******’은 “전쟁은 총과 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며 “체류비 뿐만 아니라 문화체험까지 지원해 남한의 실상을 일부에게 만이라도 보여주고 전달하는 것이 몇천억원씩 하는 전투기 한 대 사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 ‘떡**’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한 네티즌은 “좋은 점을 부각시켜 개방 정책으로 유도하길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반면 전액 지원 불가론을 펴고 있는 네티즌 ‘walko******’은 “다른 때는 몰라도 지금은 안 된다”며 “미사일로 위협하는 마당에 전액을 지원하면 무력 협박이 먹혀 들어간다는 오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북 협상도 서로 지원이나 무력시위가 없는 순수하게 상호 동등한 입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티즌 ‘kd****’은 “분단국인 우리의 정상적인 사고에서 본다면 이해불가한 일”이라고 운을 뗀 뒤 “미사일을 쏘고 응원단을 보내는 것을 보면 정신이 바로 된 작태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또 네이버 아이디 ‘lky0****’은 “맨날 미사일을 쏘며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에 돈을 주겠다니 참 어이가 없다”며 분개했고, 또 다른 아이디 ‘goto****’은 “미사일 쏘는 북한에 체류비를 대준다니. 그럴 때만 한민족이고 미사일 쏠 때는 철천지원수냐? 도대체 누가 이들을 이렇게 뻔뻔하게 만들어 놓은 거야”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밖에 일부 네티즌들은 “국제 관례상 맞지 않다”, “사회 전반 모든 분야에서 국민들이 힘들어하고 있는데 지원까지 해줄 필요가 있나”, “국민의 혈세로는 절대 할 짓이 아니다”라며 전액 지원에 대해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한편, 남북은 지난 17일 판문점에서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참여와 관련, 실무접촉을 가졌지만 결국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결렬됐다.
북측은 이날 오전 전체회의에서 선수단과 응원단을 각각 350명씩 보내겠다는 입장을 전했으나 오후 전체회의에서는 파견과 관련한 상세 내용을 확인하는 정부측의 회담 태도를 비난하며 일방적으로 회담 결렬을 선언했다.
다만 정부측 회담 관계자는 결렬 직후 가진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구체적인 경비 제공 등에 대한 언급 없이 응원단과 선수단 파견에 대해 ‘편의 제공’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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