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일일극 '또 캔디녀'로 승부?
진부한 이야기 내세운 '소원을 말해봐' 첫방
불륜·출생의 비밀 등 뻔한 소재 '시청자 피로'
평범한 여성과 재벌 남성의 신데렐라 스토리는 한국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여주인공이 온갖 역경을 겪을 때마다 그녀의 곁에는 완벽한 '키다리 아저씨'가 등장해 모든 일을 순식간에 해결해 준다. 마치 기다린 것처럼.
23일 첫 방송을 앞둔 MBC 새 일일극 '소원을 말해봐'도 이런 맥락을 따른다. 전작 '빛나는 로맨스'의 여주인공 오빛나(이진)는 힘든 일이 있어도 밝고 씩씩한 캐릭터였다. 가족극이라고 강조했던 이 드라마는 회가 거듭될수록 막장으로 흘렀다. 남편의 불륜, 출생의 비밀, 주변 인물들의 악행 등 막장 코드가 연이어 등장했다. 결말 또한 지극히 뻔한 권선징악형 해피엔딩이었다.
오빛나를 괴롭혔던 김애숙(이휘향)은 교도소에 수감됐고 애숙의 실수로 머리를 다친 장채리(조안)는 어린아이의 지능을 갖게 됐다. 1년 후 오빛나는 성공 가도를 달렸고 '키다리 아저씨'였던 강하준(박윤재)과도 재회, 일과 사랑을 쟁취했다.
'빛나는 로맨스'의 후속작 '소원을 말해봐'는 불의의 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예비 남편(박재정)의 억울한 누명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성 한소원(오지은)의 성공 스토리를 그린다.
이 과정에서 한소원(오지은)에게 '키다리 아저씨'가 되는 완벽남 강진희(기태영)가 등장해 그녀를 지킨다. 공교롭게도 강진희는 소원의 예비 남편의 친한 친구다. 어쩌면 불륜으로 비칠 수 있는 설정이다.
1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최원석 PD는 "인물들의 갈등과 내적 긴장감 속에서 생겨나는 감정이기 때문에 단순하게 불륜으로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우 오지은이 억척스러운 여성 한소원을 연기한다. 소원은 9세 때부터 식당보조로 일한 경력 20년의 요리사로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긴 빚을 갚기 위해 대학도 중퇴했다. 그런 '똑순이' 소원에게 어느 날 큰 불행이 닥친다. 결혼식 당일 의문의 교통사고로 남편이 식물인간이 된 것도 모자라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억울한 누명까지 쓰게 된 것.
소원은 남편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재벌그룹 메뉴개발팀에 특채로 입사, 새엄마에게서 배운 요리 실력으로 메뉴개발전문가로 성공한다.
오지은은 "그간 했던 작품에서 '여자 주인공'이었다면 이번에는 진짜 '주인공'이 됐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소원을 말해봐'는 순수하고 밝은 감성이 있는 드라마"라며 막장 드라마라는 우려에 대해 선을 그었다.
배우 기태영이 오지은의 '키다리 아저씨' 강진희로 분한다. 재미교포 2세인 강진희는 미국 명문 대학원을 졸업한 수재로 요리에 대한 뛰어난 감각을 자랑한다. 국제적인 레스토랑 론칭 전문가로 명성을 날리며 아버지 회사를 대형식자재유통회사로 키운 실력파. 냉철한 듯 보이지만 소원에게는 램프의 요정 '지니' 같은 존재다.
기태영은 "지금까지 나온 대본을 본 결과 흔한 막장이 아닌 성장드라마라고 판단한다"며 "드라마 속에 소원과 진희의 애틋한 멜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드라마에는 막장 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출생의 비밀이 등장한다. 소원의 계모 이정숙은 배우 김미경이, 생모 신혜란은 배우 차화연이 맡는다.
이정숙은 소원을 친딸 같이 아끼며 그녀를 지지한다. 신혜란은 재벌가 후처로 무서운 야심가로 의붓딸을 제치고 재벌그룹의 경영권을 차지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있다.
여주인공을 괴롭히는 악역은 배우 유호린이 맡는다. 유호린은 해외유학파 출신 엘리트 송이현을 맡아 소원과 일과 사랑을 놓고 경쟁한다. '빛나는 로맨스' 속 장채리가 연상되는 캐릭터다.
'빛나는 로맨스'는 엉성한 스토리와 막장 드라마라는 비난에도 불구, 마지막회 시청률 15.2%를 기록하며 비교적 인기를 끌었다. '소원을 말해봐' 역시 시청률 면에서 본전은 찾을 듯하다. 다만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이야기에 시청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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