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퇴장’ 평정심 잃은 심판은 문제없나
울프와 주심, 스트라이크존 둘러싸고 언쟁
심판 부적절한 대응에 애꿎은 감독만 퇴장
선수와 심판의 고래싸움에 말리던 감독만 새우등 터지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19일 문학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SK 이만수 감독이 퇴장 당했다. SK 선발 외국인 투수 로스 울프와 주심이던 최수원 심판 간에 스트라이크존을 둘러싼 신경전이 원인이었다.
3회초 1사 2루에서 울프는 박한이와의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보내자 마운드에서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강하게 어필했다. 그러자 최수원 주심이 보호 마스크를 벗고 그라운드로 나서면서 울프와 격한 언쟁을 벌이며 분위기는 순식간에 험악하게 변했다. SK 덕아웃에서 이만수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나서면서 양측을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경기가 약 10분간 중단됐다.
분위기가 진정됐지만 심판진은 논의 끝에 이만수 감독의 퇴장과 함께 투수 울프의 한 타자 상대 후 교체를 선언했다. 야구 규정에 따르면, 감독이 이미 한번 마운드에 갔을 때 같은 이닝, 같은 투수, 같은 타자일 때 또 다시 갈 수 없다는 심판원의 경고에도 감독이 두 번째로 갔다면 그 감독은 퇴장되며 투수는 그 타자가 아웃되거나 주자가 될 때까지 투구한 후 물러나야 한다. 심판진은 이 규정을 들어 감독과 코치가 그라운드에 들어온 것을 마운드 방문으로 해석한 것이다.
규정상으로 따지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대응이 아닐 수 없다. 울프의 불필요한 도발이 먼저 빌미를 초래한 것은 분명히 맞다. 하지만 최수원 심판도 덩달아 평정심을 잃고 처음부터 감정적인 대응을 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울프가 마운드에서 정확히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수원 주심 역시 정말로 그토록 규정에 충실한 심판이었다면, 불필요한 언쟁보다는 먼저 경고를 주거나 아니면 선수 본인에게 직접 퇴장조치를 내리는 등 냉철한 대응을 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누가 봐도 싸움을 말리러 나온 코칭스태프를 '마운드 방문'으로 엮어 투수와 함께 그라운드 밖으로 쫓아낸 것은 본의가 아니라고 해도 매우 편협한 대응으로 비칠 소지가 크다. 더구나 울프는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 제대로 된 설명도 듣지 못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스트라이크존은 분명히 심판의 고유권한이다. 그러나 심판의 권한에 대한 존중은 강압적인 권위나 신경질적인 대응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올 시즌 초반부터 심판의 잦은 오심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보니 심판들 역시 덩달아 예민해진 부분이 있다. 그럴 때일수록 더 냉철하고 신중한 판정을 하라고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한편, SK는 최근 조조 레이예스가 계속된 부진에 헤드샷 퇴장으로 인한 매너 논란까지 겹치며 구설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로스 울프까지 사고를 치며 외국인 선수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가뜩이나 갈 길 바쁜 SK로서는 이래저래 난감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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