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합의 무효 통보에 세월호 국조 '제자리걸음'

야당 간사 김현미 “여당 조원진, 진행 상황 브리핑했다고 무효 선언”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간사가 29일 오전 국회 정론관 앞에서 세월호 국조특위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이 29일 세월호 국정조사를 위한 여야 간사 간 협의에 대해 “전면 무효”라며 협상을 거부하고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측이 전날 회담 진행 상황을 일방적으로 브리핑했다는 이유다.

세월호 국조특위 야당 간사인 김현미 새정치연합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아침 10시15분에 조 간사가 전화로 ‘회담 진행 상황을 브리핑 했기에 더 이상 협상할 수 없다. 지금까지 협상한 것은 다 무효’라고 했다”고 밝혔다.

앞서 양당 국조특위 간사는 전날부터 국정조사와 관련한 밤샘 협의를 이어갔고, 29일 자정께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국정조사 기관보고에 출석시키는 등의 합의에 이렀다. 이에 유은혜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이 같은 협상 진행 과정을 기자들에게 브리핑 했지만, 조 의원이 불쾌감을 표하며 김 의원에게 ‘협상 거부’를 통보한 것이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조 수석과 나 사이의 회담 진행 상황에 대해 브리핑해서는 안 된다고 얘기한 적이 없다”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뭐가 중요하고 뭐가 덜 중요한지 어떻게 판단하는지 걱정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그는 “일이 잘 되게 하기 위해서 그동안 기자들 전화도 잘 받지 않으면서 하고 싶은 말을 참아왔는데, 이런 식으로 유족들이 눈물 흘리는 앞에서 협상을 무(無)로 돌리는 것이 집권당의 책임 있는 태도인가”라며 “사고 수습도 못했으면서 국회에서 이렇게까지 하는 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김 비서실장의 출석 여부에 대해 “모든 기관의 기관보고는 기관장이 한다. 그건 상식이고 늘 그렇게 해왔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기관보고 할 때 각 기관장이 나오는 것은 국회 역사에 있어 예외가 없는 사항이었는데 김기춘 비서실장만 예외로 해달라는 거냐”고 반문했다.

특히 청와대 기관보고를 비공개로 하자는 새누리당 측 주장에 대해서는 “네버(never), 결코 동의 못한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운영위 자체를 날마다 공개로 여는데 어떻게 국조를 비공개로 하느냐”고 혀를 내둘렀다.

또한 새누리당이 KBS와 MBC는 개별증인을 세우자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번 세월호 참사는 방송의 오보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여기에 이의를 다는 국민은 한명도 없다. 어떻게 이걸 개인 증인으로 하겠느냐“라며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다만 국정원 기관보고의 경우, 새누리당의 주장대로 비공개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국정원이라는 기관 특성 상, 업무에 따라 비공개 진행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상기된 표정으로 “우리가 다 양보했다. 증인명단에 이름이 한명도 없다”면서 “그럼에도 언론인들에게 협상진행과정을 얘기했다는 것만으로 협상을 깨겠다며 이제 이 협상 안 한다는게 말이나 되느냐”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국정조사를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유가족들 눈에서 눈물을 얼마나 더 빼겠다는 건지 도저히 이해 불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