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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최흥집이냐, 춘천 최문순이냐… 답은 원주가


입력 2014.05.30 10:59 수정 2014.05.30 11:07        강원도 = 데일리안 최용민 기자/ 윤정선 기자

<2014 지방선거 뜨거운 유세현장을 가다⑥-강원>

“그 후보 어디 사람인줄 알아?”… 표심 가른 ‘지연’

6.4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들이 선거운동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27일 강원도 강릉시 거리에서 한 시민이 강원도지사에 도전하는 최흥집 새누리당 후보와 최문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선거벽보를 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6.4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들이 선거운동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27일 강원도지사 재선에 도전하는 최문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강원도 강릉시 옥천오거리 인근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6.4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들이 선거운동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27일 강원도지사에 도전하는 최흥집 새누리당 후보가 강원도 춘천시 풀물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강원도라도 춘천 다르고, 강릉 달라... 이번에는 원주가 도지사를 정할 것 같아.”

고개를 넘을 때마다 강원도 표심은 갈렸다. 춘천에서는 최문순 새정치민주연합 강원도지사 후보가 재선할 분위기가 강했다. 반면 강릉에서는 최흥집 새누리당 후보가 막판 역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이들 모두 ‘원주’가 이번 6·4지방선거에서 도지사를 결정할 것이라는 예측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격전지로 꼽힌 원주에는 유세차가 등장하고, 대형 스피커가 동원되는 등 세월호 참사로 여야가 내세운 ‘조용한 선거’와 거리가 멀어지고 있었다.

지난 24일 확정된 6·4지방선거 선거인명부를 보면 강원도 전체 확정선거인수 116만명 중 춘천(19만)과 강릉(17만), 원주(22만)가 차지하는 비율은 절반을 넘는다.

빅3로 불리는 이들 지역에서 표심을 얼마나 끌어오느냐에 따라 도지사 후보의 당락이 결정된다는 게 선거캠프 관계자의 공통된 의견이다.

도전장을 내민 최흥집 새누리당 후보는 강릉에서 태어나 관동대를 졸업했다. 재선을 꿈꾸며 방어전을 펼치고 있는 최문순 새정치연합 후보는 춘천에서 태어나 강원대를 나왔다.

두 후보가 강원도를 대표하기 전 영동과 영서를 대표하고 있는 셈이다. 강원도에서 이번 지방선거를 여·야의 싸움이 아닌 영동과 영서의 대결로 보는 이유다.

“그 후보 어디 사람인줄 알아?”… 표심 가른 ‘지연’

당보다 후보 출생에 따라 표심은 엇갈렸다. 실제 지난 24일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7%p) 결과를 보면, 최문순 새정치연합 후보 47.2%, 최흥집 새누리당 후보 46.6%, 이승재 통합진보당 후보 0.8%로 나타났다. 두 후보의 격차는 0.6%p로 오차범위 안에서 초접전 양상이다.

반면 정당지지도는 새누리당 51.8%, 새정치연합 28.0%, 통합진보당 3.3%, 정의당 2.1%, 기타 및 지지정당 없음 14.8%로 집계됐다. 최흥집 후보 측에서 보면, 당 지지도가 후보에게 큰 힘을 주고 있지 못하는 꼴이다.

강원도 춘천에서 만난 60대 택시기사는 “두 후보가 어디 출신인지 아느냐”고 반문하면서 “아무래도 춘천 사람들은 춘천에서 (태어)나고, 자란 최문순을 더 많이 지지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춘천 명동 시내에서 구둣방을 운영하는 이광일 씨(49·남)는 최문순 후보에 대한 도정평가를 묻자 “주변에서 평이 좋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선 아무래도 최문순이 재선에 성공하지 않을까 싶다”고 대답했다.

춘천 토박이라는 박근수 씨(48·화가)는 “최문순이 한 번 더 당선될 것 같다”며 “여기선 최문순이 도정 활동도 잘하고, 서민 공약도 잘 지켰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백산맥을 경계로 춘천과 직선거리로 100km 떨어진 강릉은 춘천과 달리 최흥집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이 많았다. 최문순 전 도지사에 대한 지난 3년 간의 평가도 달랐다.

강릉 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렌트카 회사를 운영하는 곽호성 씨(65·남)는 “원래 강릉은 보수성이 짙고, 여당표가 많이 나온다”며 “거기에 최흥집이 강릉 출신이다. 여기선 최흥집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문순은 도지사를 하면서 특별한 업적이 없다”며 “야당지사니까 아무래도 활동하는 데 제약받지 않았겠느냐”고 되물었다.

강릉에서 개인택시를 몰고 있는 변주식 씨(61·남)는 “강릉 시장은 100% 새누리당이 가져간다고 보면 된다”며 “강릉은 원래부터 여권이 강했다. 아무리 변했다고 해도 최소 6:4 정도로 최흥집이 유리하게 나올 것 같다”고 내다봤다.

삼척에서 올라왔다는 백인화 씨(28·남)는 “야당이 된다고 해서 달라질 게 없다고 본다. 그냥 하던 분이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며 “부모님이나 나이 드신 분을 보면 빨간색(새누리당)을 확실히 선호한다”고 했다.

또 그는 세대 간 차이가 없느냐는 질문에 “주변 친구도 보수가 많다”며 “영동에서는 여당이 우세하게 나올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드러난 격전지, 드러나지 않은 표심

출생지에 따라 표심이 엇갈리면서 여·야 두 후보 캠프는 ‘원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겉으로만 보면 강원도 빅3 지역 중 춘천과 강릉에서만 후보가 나와 원주가 소외된 모양새다. 하지만 실상은 여·야 모두 원주에 공들이고 있다. 가장 먼저 치고 나간 곳은 추격자 입장에 있는 여당 쪽이다.

박관희 새누리당 강원도당 대변인은 “역대 강원도지사 후보 캠프는 다 춘천에 있었다”며 “원주에 꾸려진 적이 없었다. 이번 선거의 캐스팅보트는 원주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처음으로 원주로 캠프를 정했다”고 말했다.

쫓기는 최문순 후보 측도 원주에 집중하기는 마찬가지다. 김용철 새정치연합 강원도지사 후보 상황팀장은 “강원도에서 가장 많은 유권자는 원주에 있다”며 “누가 원주를 선점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고 설명했다.

김 상황팀장은 “원주 민심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며 “원주는 비교적 젊은 분들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나이든 분과 달리 아직 표심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아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형 스피커 등장한 원주, 여·야 "응답해라, 원주"

원주 시내에서는 시장후보의 유세차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바람에 나부끼는 현수막이 스피커를 대신했던 춘천과 강릉의 선거운동과 대비된다.

선거캠프 한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에 유동인구가 많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후보 캠프 간 경쟁이 심화되는 분위기”라며 과열되고 있는 선거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일부에선 원주시장 여·야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도지사 선거의 ‘축소판’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쪽이 인구도 많고 워낙 접전이라 선거운동도 다른 지역보다 세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여야 후보의 선거사무소에는 자신의 후보가 좀 더 높게 나온 여론조사 결과가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어 있었다.

원경묵 새누리당 원주시장 후보측 서명택 홍보본부장은 판세를 묻자 “원주는 지급 접전이다”며 “우리 후보가 계속해서 치고 나가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반대로 원창묵 새정치연합 원주시장 후보측 송원섭 사무장은 “상대후보한테 역전된 적은 없다”며 “많이 따라잡았다고 하는데 시민들이 보는 것은 10%p 이상 우리가 앞서고 있다”고 자신했다.

달아오르는 선거분위기와 달리 유권자는 조용한 분위기다.

원주에서 태어나 안경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오필상 씨(52·남)는 원주의 표심을 묻자 “원주는 충청도라고 보면 된다”며 “사람들이 내색도 잘 안 하고 춘천하고 강릉하고 많이 다르다”고 답했다.

또 그는 “원주는 타지 사람이 많다”며 “이점도 원주의 정치색이 뚜렷하지 않은 이유”라고 꼽았다.

부동산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공인중개사 강혜연 씨(44·여)는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다면서도 “이번 지방선거에선 야당 후보가 재선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표심을 내비쳤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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