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칠곡계모사건…학대 계모 위한 탄원서?

동생 잃은 언니, 판사에 계모 선처 탄원서...스톡홀름 증후군 때문

'그것이 알고 싶다' 새엄마를 풀어주세요-소녀의 이상한 탄원서 편의 한 장면. SBS 화면 캡처

칠곡 계모 아동학대 살인사건에서 계모가 두 의붓딸들에게 가한 잔인한 악행들이 많은 이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는 가운데, 두 딸 중 동생을 잃은 언니가 판사에계 계모의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 24일 칠곡 계모 아동학대 살인사건을 다룬 ‘새엄마를 풀어주세요-소녀의 이상한 탄원서’ 편을 방영했다.

이날 방송에서 제작진은 동생 소원(가명) 양을 잃은 언니 소리(가명) 양을 통해 새엄마와 살았던 454일간의 일을 추적했다.

소원이의 사망 전 이들의 집에는 이상할 만큼 수도요금이 많이 나와 주변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언니 소리는 “욕조에 물을 받아서 내 머리를 넣었다. 기절해서 정신이 어디 갔다가 깨어나고 몇 분 동안 그랬다. 동생은 거꾸로 세워서 잠수시켰다. 그땐 무조건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었다”고 말해 시청자들을 경악케 했다.

소리, 소원양은 집에서 화장실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었다.

소리는 “집에서 소변을 누면 더 안 좋은 일이 생긴다. 학교에서 모든 볼일을 다 보고 최대한 비우고 와야 한다”라며 “화장실을 가게 되면 소변이 묻은 휴지랑 대변 묻은 휴지를 먹어야 했다”고 말해 충격을 줬다.

의문은 이처럼 고통스러운 학대를 받았음에도 소리 양이 계모에 대해 동정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소리는 계모에 대해 “돌아오면 좋겠다. 있는 게 나으니까”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방송에 따르면 이들 자매는 ‘스톡홀름 증후군’을 앓고 있었다.

스톡홀름 증후군은 피해자가 가해자의 입장에 서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인질로 잡혔을 때 범인이 자신을 죽일 줄 알았는데 당장 죽이지 않고 따뜻한 말 한 마디를 건네거나 인간적 모습을 보일 때 그런 현상에 동화가 돼 마치 범인과 한 편이 된 것 같은 현상을 보이는 것이다.

실제로 칠곡 계모 사건의 계모는 두 아이들을 학대한 뒤 “사랑한다”는 말을 더 많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의는 “학대를 가하다가도 때로는 보살피거나 사랑을 표현하면 더 크게 와 닿기 때문에 정말 이것을 믿고 싶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드는 것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