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호의 금리동결…'세월호 쇼크' 경제성장 찬물
이주열 “세월호 내수 침체로 인한 금리조정 여부, 지켜보자는 입장”
“정부의 2분기 7조8000억원 추가 재정 투입으로 과도한 경기위축은 없을 것”
한국은행이 1년째 기준금리를 2.50% 동결기조로 유지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세월호 쇼크'로 인한 내수 침체 현상을 해소시키기 위해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했어야 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세월호 여파로 인한 내수침체 우려 때문에 청와대도 9일 '긴급민생대책회의'를 열고 2분기 재정에 7조8000억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하지만 한은은 우리나라의 금융상황이 전반적으로 완화적이라는 판단, 경기가 개선되고 있지만 그 속도는 빠르지 않다는 점, 물가상승률이 목표범위를 하회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현재는 기준금리를 내리기도 올리기도 힘든 상황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 종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일단 세월호 여파로 인한 내수의 움직임은 한 두 달 정도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라면서 "소비심리 위축이 언제까지 이어지느냐가 문제"라고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이 총재는 "실제 세월호 참사로 백화점·대형마트 판매, 여행과 관련된 지표 등이 둔화되거나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과거 다른 대형 참사가 있었을 당시 한두달 내에 소비심리 위축현상이 사라졌는데 이번에는 2분기 내내 갈 것이라는 판단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세월호 여파로 인해 2분기 추가 재정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내수 침체에 대해 대응하고 있어 내수가 과도하게 위축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만한 수준까지는 아니라고 시사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조정할 상황이 온다고 해도 방향성은 인상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 총재는 "2.50%라는 금리 수준은 분명리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시장도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면서 "현재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이상의 회복을 예상하고 있는데 그런 흐름을 반영한다면 기준금리 방향 설정은 인상이 타당할 것이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월호 쇼크로 내수가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추진력을 살렸어야 한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의 원동력을 내수시장 활성화로 꼽은 상황에서 세월호 참사가 벌어지자 경제 성장의 핵심 원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서정훈 외환은행 경제연구팀 연구위원은 "대외적인 상황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준까지는 아니며 금리조정도 쉽께 꺼내들 수 없는 카드라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세월호 여파로 인한 충격이 내수시장까지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한 번 기준금리를 내려 우리나라 성장 모멘텀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 연구위원은 "특히 미국이 금리 정상화에 돌입하기 전에 우리나라가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필요성도 없다"면서 "지금 같은 시기에 금리를 인하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도 고려해볼만하다"고 덧붙였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 회장도 "환율이 급락, 좋지 않은 소비·투자 상황, 세월호 여파 등 현재 경기상황을 봤을 때 기준금리 동결이 옳은 결정인지 모르겠다"면서 "4월부터 내수시장이 급랭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상황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춰 보조를 맞출 필요성이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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