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특허전쟁서 '가능성' 본 삼성전자… 향후 대응은?
1차 특허소송 완패와 달리 2차전서는 '실질적 승리'
특허소송 무용론 제기되는 가운데 항소에 무게 실려
삼성전자와 애플의 2차 특허침해 손해배상 소송이 일단락 됐다. 이번 2차 특허소송은 1차 때와 달리 미국 법원이 쌍방 승소 결정을 내리면서 사실상 삼성전자의 승리로 결론이 내려졌다.
하지만 앞선 1차 소송의 사례로 볼 때 이번 소송 역시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어 향후 양사의 대응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연방법원 배심원들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2차 특허소송에서 양사가 모두 서로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평결했다. 배심원들은 삼성전자가 애플이 침해를 받았다고 주장한 5개 특허 중 3개를, 애플은 삼성전자 특허 2개 중 1개를 침해했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애플에게 1억1960만달러(약 1200억원)을 배상하게 됐으며 애플 역시 삼성전자에 15만8000달러(약 1억6000만원)을 배상하게 됐다.
2차 특허소송, 삼성전자의 '실질적 승리'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삼성전자의 배상액에 대해 '실질적인 승리'라고 보고 있다. 이번 삼성전자의 배상액은 애플이 당초 요구했던 21억9000만달러(약 2조2500억원)의 20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평결 소식을 전하는 해외 언론도 삼성전자가 사실상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이번 소송에서 보다 큰 손해배상액을 얻어내면서 승리한 것 같지만, 안드로이드 진영은 거의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이번 판결은 1차 특허소송에서 삼성전자가 일방적으로 배상액을 물어주며 완패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3월 마무리 된 소송에서 삼성전자는 애플의 디자인과 표준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9억2900만달러(약 9900억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때문에 이번에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인정하고 쌍방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미국법원의 태도 변화도 삼성전자에게는 큰 소득 중 하나다. 앞서 미국 법원은 자국 기업 중심으로 판결을 내려온 만큼 대등한 대결을 펼친 것만으로도 나름의 성과를 거둔 셈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번 소송으로 대외적 명분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얻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이 침해를 받았다고 주장한 특허에 대해 구글의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의 고유 기능인 점을 강조했다. 이같은 주장은 일부 승소를 이끄는 주요요인으로 작용했으며 기존에 삼성과 애플의 갈등 구도을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전쟁으로 관점를 바꾸는 핵심 요인이 작용했다.
이에 따라 일부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으로 삼성전자는 특허침해라는 불편한 이미지와 애플과의 맞대결이라는 부담스러운 짐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구글 역시 의도치 않게 애플과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머쥔 '숨겨진 승자'라는 평을 얻게 됐다.
장기전? 극적 화해? 향후 전망은…
아직까지 양사는 이번 미국 법원의 평결에 대해 추가 대응 방안에 대한 정확한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 다만 평결이 끝난 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삼성 측이 항소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해 장기 소송전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측 변호사 존 퀸은 "배심원단이 애플이 요구한 액수의 6%만을 인정한 점은 고무적이나 평결 배상액 1억2000만달러 역시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면서 "삼성전자는 항소할 계획이며 가능하다면 배상액을 0원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앞서 진행된 1차 특허소송의 경우 지난 2011년 처음 애플이 소송을 제기한 이후 항소를 거듭한 끝에 3년을 끌고 결론이 난 바 있다. 때문에 이번 2차 특허소송 역시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항소할 경우 또 다시 수 년에 걸친 공방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전이 이번에 마무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서 양사 간의 특허소송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자 소비자들만 피해를 입는 것 아니냐는 불만섞인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전문잡지 포브스는 잇따라 특허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애플에 대해 "특허괴물화 돼 가고 있다"고 비판하며 "경쟁회사와 소송을 벌이는 전략은 애플을 위대하게 만들었던 전통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소송을 평결한 새너제이 법원 배심원들조차 소송이 중단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표하기도 했다. 배심원 중 한명인 마가리타 팔마다씨는 "양사가 소송을 피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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