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지방선거 승리? 카드 없어 끙끙
기초의원 무공천 당내 반발 의식 대통령 회담 제의
정가 "뭘해도 지지율 ↓…정치이슈는 늪으로 빠지기"
새정치민주연합이 ‘미래로 가는 새로운 체제의 출발, 낡은 정치의 종말’이라는 깃발을 내걸고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했지만, ‘6.4 지방선거’라는 과제를 앞에 두고 고심 중이다. 신당의 첫 관문인 지방선거에서 패할 경우 ‘김한길·안철수 호(號)’는 좌초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지난 30일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등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담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제안한 것은 지방선거를 주도할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화살을 청와대로 돌려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를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위기의식을 인식한 듯 새정치연합은 일단 ‘민생’잡기에 방점을 찍었다. 또 그 동안 민주당의 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안보와 경제성장을 부각하고 ‘좌클릭’ 이념에 대한 색채는 가급적 묽게 희석시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존의 지지층 외에 무당파 및 중도층의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으로 보이지만, 구체적인 비전이 실종된 ‘헤게모니’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소장은 27일 최근 ‘데일리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새정치연합의 가장 큰 문제는 비전이 없다는 것이다. 비전이 실종된 상황에서 자신들의 정치이야기만 하고 있다”며 “물론, 국민 입장에서도 정치가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가장 절실한 것은 (국민의 삶과 직결된) 통일·안보·경제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당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국민의 삶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직결된 외교·안보·경제·복지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자신들만의 ‘정치’ 논리에 갇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새정치’가 포함된 당명에서 그들의 ‘현주소’를 읽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의 당면과제와 추구하는 목표를 담아야 하는데 정치이야기 밖에 없는, ‘헤게모니’성격이 강하다”며 “국민들에게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봐라. 정치를 꼽는 사람은 열에 하나정도다. 국민은 남북통일, 경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기대응 능력 등에 관심을 갖는데, 이 당만큼은 유독 ‘정치’이야기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당이 주요 행사 때마다 관례적으로 다녀왔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는 대신, ‘민생길’을 첫 행보로 택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참배 등을 두고 이념논쟁으로 번질 것을 조기에 차단함과 동시에 ‘민생행보’에 주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방선거를 겨냥한 전략으로서 파급효과는 미비하다는 평가다.
지난 2010년 당시의 ‘무상급식’ 공약과 같은 초대형 민생이슈가 아닌 이상 대중들의 이목을 끌기에는 부족하고, 더욱이 대다수의 국민들은 무차별적 복지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윤희웅 민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정강·정책을 통해 (방향)을 제시했다고는 하지만 대중이 바로 호응하는 것은 아니다”며 “실제 추구하고자 하는 정치적인 방행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통, 선거에서 야당은 정책을 통해 정부여당을 공격하고 이에 대해 여당이 수세적인 모습을 보여왔지만, 지금의 야당은 뚜렷한 전선을 가진 정책이슈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민생정책과 관련해 국민들이 실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세부적인 정책과 비전을 내놓음으로 그를 통해 대중의 호응을 얻어야 한다”면서 “‘민생을 중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실성 있는 세부적인 정책대안을 선보이지 못한다면 지지층 합산에 제약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미현 알앤서치 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정부 심판론도 먹히지 않을 것”이라며 “마땅한 민생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결국, 기초공천을 하는 것이 나은 것이지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김·안 두 공동대표는 대선공약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은 정당공천 폐지 약속을 지켜라”고 압박하면서 “우리의 창당은 국민의 삶을 변화시키려면 우리 자신부터 변해야 한다. 국민께 신뢰받는 정당을 만들어가겠다”며 무공천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여전히 무공천 철회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대선공약을 파기한 집권여당과 박근혜정부의 지지율은 오히려 오르고 있는 상황인 반면, 창당 선언 직후 30%대 중반까지 치솟던 신당의 지지율은 20%로 내려갔다.
김 소장은 “‘100년 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던 안 공동대표가 대선공약과 관련한 ‘약속’이라는 명분을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오히려 두 대표가 무공천 입장에 대해서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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