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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회생 맨유가 꿈꿔야할 ‘리스본 기적’


입력 2014.03.20 10:16 수정 2014.03.21 22:04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2골 차 열세' 올림피아코스 꺾고 8강행

챔피언스리그 우승 차지할 경우 반전 계기 마련

맨유가 빅이어를 들어올린다면 모든 비난을 잠재울 수 있다. ⓒ 게티이미지

그야말로 기사회생이다.

나락으로 떨어지던 잉글랜드 축구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맨유는 20일(한국시각) 올드 트래포드서 열린 ‘2013-14 UEFA 챔피언스리그’ 올림피아코스와의 16강 홈 2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로빈 판 페르시 활약을 앞세워 3-0 승리를 거뒀다. 지난 원정 1차전에서 0-2 패했던 맨유는 1~2차전 합계 3-2로 천신만고 끝에 8강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이날 경기의 영웅은 단연 판 페르시였다. 전반 22분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키커로 나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전반 종료 직전에 추가골에 이어 후반 시작 5분 만에 프리킥골로 해트트릭을 완성, 올드 트래포드를 들끓게 만들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 은퇴 후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올 시즌 맨유는 굴욕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지난 주말 리버풀과의 홈경기서 0-3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던 맨유의 리그 순위는 너무나도 어색한 7위다.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단 한 번도 3위 밖으로 밀려난 적어 충격은 더욱 크게 다가오고 있다.

현재 승점48인 맨유는 한 경기 덜 치른 6위 에버턴에 승점3 차로 뒤지고 있다. 사실상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은 물론 유로파리그 출전권 마저 물 건너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끊임없이 감독 교체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모예스 감독이 기사회생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뿐이다. 타이틀 또는 유럽클럽대항전 티켓을 팀에 안겨주면 된다. 그리고 가장 어려우면서도 지름길은 바로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의 최종승자가 되는 일이다.

2011-12시즌 첼시는 바이에른 뮌헨을 꺾고 구단 첫 빅이어를 들어 올렸다. 하지만 리그 성적은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 체제 후 가장 낮은 성적인 6위에 불과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4위에 못 미쳤지만 디펜딩 챔피언이었기 때문에 4위 토트넘을 대신해 32강 본선에 진출했다.

맨유의 오랜 라이벌 리버풀도 마찬가지다. 리버풀 역시 2004-05시즌 이른바 ‘이스탄불의 기적’을 일구며 AC 밀란을 제치고 챔피언스리그 최종 승자로 등극했다. 당시 리버풀의 순위 역시 5위였지만 첼시와 같은 이유로 출전 자격을 얻게 됐다.

챔피언스리그 8강 출전팀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물론 현재 맨유가 처한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8강에 오른 팀들의 대부분은 우승을 차지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강팀들이기 때문이다. 이번 8강 토너먼트에는 맨유를 비롯해 ‘디펜딩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과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첼시, 도르트문트, PSG 등 유럽 최강자들이 모두 합류했다.

이들 가운데 맨유의 전력이 가장 약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이번 챔피언스리그서 5승 2무 1패(15골-5실)를 기록 중인 맨유는 8강 진출 팀들 중 가장 성적이 좋지 못하다. 또한 득점 역시 첼시와 함께 최저다.

하지만 공은 둥글다. 맨유는 올림피아코스전에서 모처럼 선수들 전체가 단합된 모습으로 최고의 경기를 선보였다. 안토니오 발렌시아는 눈두덩이 부어올랐음에도 후반까지 그라운드에서 버텼고, 헤트트릭의 판 페르시도 들것에 실려 나갈 정도로 투혼을 불살랐다.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또 따른 믿음은 리버풀과 첼시에서도 찾을 수 있다. 발렌시아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은 리버풀에 부임하자마자 챔스 왕좌에 올랐고,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감독이 해임되며 상황이 더 좋지 않았던 첼시는 로베르토 디 마테오 임시 사령탑 체제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맨유의 모예스 감독이라고 못하라는 법 없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은 오는 5월 24일 포르투갈 리스본에 위치한 이스타디우 다 루스에서 펼쳐진다. 과연 이스탄불의 기적과 뮌헨의 기적이 맨유에 의해 재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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