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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휘]지방선거 나오려거든 백호통부터 읽어라


입력 2014.03.19 16:50 수정 2014.03.19 17:12        이상휘 선임기자

<칼럼>선량과 대부, 육덕과 육행의 의미를 알아야

백호통이란게 있다. ‘백호통덕론’이라고도 한다. 중국 후한의 장제가 편찬했다. 당대에 모여서 토론한 것을 정리한 것인데 일종의 백과사전과도 같은 것이다.

여기에 이런 게 나와 있다. 백성이 뽑아서 국사에 참여시키는 벼슬아치를 일컫는 말이다. 이른바 이들을 대부라 칭한 것인데, 작위 형태로 통정대부, 인록대부 등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지금의 국회의원을 장대부, 도의회 의원을 중대부, 시구의원 등을 소대부로 불렀다.

대부라는 의미가 국정을 부축한다는 뜻인데, 한자어의 뜻만 봐도 상당한 품격을 부여했음을 알 수 있다. 흔히 선출되는 공직자를 선량이라 부르기도 한다. 존대하는 의미의 이 뜻도 여러 가지 조건을 달고 있다. 선량 12조라는 것인데 육덕과 육행을 합쳐서 12조라고 한다.

육덕은 여섯가지 덕목으로 지, 인, 성, 의, 화, 충이다. 육행은 여섯가지 행실로 휴, 우, 목, 겸, 임, 훌로 되어 있다. 이는 예나 선량의 조건으로 12조를 꼽고 있다.

학자들은 고구려 때의 을파소를 선량의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로 꼽는다. 삼국시대의 가장 훌륭한 수상이라는 것이다. 고국천왕 당시 고구려 사부에서 백성이 선출한 농부출신의 정치인이다.

고대 로마에서도 선량들은 남달랐다. 민의를 대변하는 자로서 권력과 금력을 쫓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그 뜻이 결백을 상징하는 하얀색의 두루마기(tago)였다. 추운 겨울날도 양모피에 하얀 초크칠을 해서 입었다.

그 옷을 입고 선거에 나섰고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사욕에 변질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인정받아야 하는 것이다. 이후 당선이 되면, 소매 끝에 푸른색 끝동을 달았다. 일종의 당선이 되었다는 표식이다. 푸른색을 고집한 이유도 있다.

어느 색과도 조화가 잘된다는 의미에서 푸른색이요, 푸른하늘처럼 한점 구름이 없어야 한다는 푸른색이다. 또한 충실한 국민의 심부름꾼이라는 점에서 푸른색을 단 것이다. 청렴과 올곧음을 순백의 두루마기, 그리고 푸른 끝동색을 통해 나타낸 셈이다.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단연 화제다. 이제 불과 두 달여를 남겼다. 후보들은 지지를 호소한다. 거리에서 골목에서 시장통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손을 잡는다. 나물 한바가지 내놓고 새벽부터 좌판에 앉은 시골할머니, 어판장에서 고함을 치며 생선상자를 옮기는 하역인부, 신새벽 출근버스를 기다리며 줄지어 선 근로자, 그들에겐 이들만큼 소중한 사람은 없다. 적어도 지금 현재로서는 그렇다. 자신만이 지역을 잘 이끌 수 있는 적임자라며 끌어 안는다.

과연 그럴까. 사람들은 의심스럽다. 예전에도 그래왔기 때문이다. 늘 그렇듯이 선량이요, 적임자요, 희생과 봉사를 외쳐왔기 때문이다. 마지막까지 냉정할 것이다. 누가 진정한 선량인지를 알기 위해서다. 너무나 많은 이중성을 목도해왔기 때문이다.

16개 광역시 도, 74개시, 80개 군,시장 69개 구의 단체장, 그리고 2898명의 기초의원들이다. 전부 다 그럴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선량이 되려한다면 한번쯤은 되물어봐야 할 것이다.

무엇 때문에 선량이 되려 하는지, 그럴 자격은 제대로 갖추었는지를 말이다. 단순히 출세욕이나, 권력욕으로 나서서는 안되는 일이다. 국민으로부터 선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순백의 두루마기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선량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대부의 존대가 주는 교훈은 무엇인지, 육덕과 육행은 뭔지를 새겨봐야 하는 것이다.

조선조 정승이었던 류승룡은 국가가 유지되는 본바탕은 결국 인심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경륜과 지식이 있는 자인지, 정치철학이 분명하고 청렴의 강직함이 있는 자인지, 살펴보고 찾아서 뽑아야 한다는 말이다.

인기를 끌기위한 공약들을 남발하고 있다. 그저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기 위해 가벼운 입놀림을 하고 있다. 신념이 아닌 실익의 계산만 밝힌 이합집산이 보이고 있다. 현혹되어서는 안된다. 무겁고, 또 무겁게 선택해야 할 일이다. 우리 모두가 말이다.

이상휘 기자 (shon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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