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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용?’ 맨체스터 시티…3년 연속 조기탈락 왜


입력 2014.03.13 09:50 수정 2014.03.14 16:44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3년 만에 조별리그 통과했지만 상대가 바르셀로나

감독과 선수들의 경험 부족, 구단의 모호한 목표가 문제

만수르 구단주가 거듭된 유럽 무대 부진의 해결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게티이미지

‘진정한 부(富)’ 맨체스터 시티의 유럽 정복 야망이 3년 연속 좌절됐다.

맨시티는 13일(이하 한국시각), 누 캄프에서 열린 ‘2013-14 UEFA 챔피언스리그’ FC 바르셀로나와의 16강 원정 2차전서 1-2로 패해 8강 진출이 물거품됐다.

이로써 지난 1차전에서 0-2로 무릎을 꿇었던 맨시티는 1~2차전 합계 1-4 완패를 당하며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맨시티는 2008년 UAE 왕가의 석유 재벌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이 구단을 인수하며 일약 세계 최고의 자금력을 보유하게 됐다. 축구에 대한 열정이 있었던 만수르 구단주는 아낌없는 투자를 약속했고, 호비뉴를 시작으로 거액 몸값의 선수들이 속속 맨체스터로 영입됐다.

결국 맨시티는 3년 만에 리그 우승을 달성하며 투자의 결실을 맺었다. 그리고 다음 목표는 구단주들을 비롯해 축구계 모든 관계자들의 소망인 ‘빅이어’였다.

하지만 유럽무대에서의 맨시티는 이상하리만치 강력한 힘을 과시하지 못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로 개편된 뒤 첫 번째 진출 무대였던 2011-12시즌에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이듬해에는 아예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올 시즌에는 3년 만에 토너먼트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지만 하필이면 16강에서 만난 상대가 바르셀로나였고 결과는 탈락이었다.

선수 구성 등 객관적 전력만 놓고 봤을 때 유럽 무대에서의 거듭된 실패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그도 그럴 것이 맨시티는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매년 성공을 거두고 있는 강팀이기 때문이다.

사실 맨시티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고된 수순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먼저 팀을 이끌고 있는 감독의 문제를 들 수 있다. 지금까지 맨시티를 지휘했던 감독들은 리그에서 강한 힘을 보였지만 각국 강팀들이 모두 모이는 유럽 무대에서는 이렇다 할 카리스마를 발휘하지 못했다.

만수르 체제에서 첫 번째 사령탑에 올랐던 마크 휴즈는 사실상 국내용 감독이었고, 뒤를 이은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은 인터밀란 시절에도 챔피언스리그서 유독 약한 면모를 보인 지도자였다.

올 시즌 부임한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도 마찬가지다. 2000년대 중반 비야 레알을 강팀으로 만든 장본인이었지만, 빅클럽을 맡았던 레알 마드리드와 말라가에서는 지도력이 십분 발휘되지 않았다.

큰 무대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 역시 유럽 무대에서는 움츠려들기 일쑤였다. 실제로 ‘디펜딩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과의 조별리그에서는 90분 내내 일방적인 수세에 몰렸는데 팀워크는 물론 선수들 전체가 허둥지둥 거리는 모습으로 거센 비난을 받아야 했다.

이번 바르셀로나와의 16강도 마찬가지다. 맨시티의 홈 1차전 0-2 패배는 그야말로 충격에 가까웠다. 상대가 세계 최강 바르셀로나였지만 맨시티 역시 올 시즌 홈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며 막강한 화력을 뽐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공 한 번 제대로 잡지 못하고 무득점 패배의 결과를 받아들었다.

팀의 목표도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만수르 구단주가 팀을 맡게 된 뒤 맨시티는 ‘맨유 타도’와 더불어 리그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는 애당초 유럽 정상이 목표였던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첼시와 상반된 행보라 할 수 있다.

첼시는 아브라모비치 체제를 받아들인 뒤 매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꾸준한 성적을 거뒀고, 결국 2011-12시즌 감격적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감독들이 교체되는 잡음이 있었고, 대부분의 경질 이유는 유럽 무대에서의 실패였다.

그동안 만수르 구단주는 아브라모비치와 정반대로 구단에 이렇다 할 입김을 불어넣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이 끝나면 구단 목표의 상향 조정이 불가피해 보이는 맨시티다. 과연 유럽무대에서의 거듭된 실패를 지켜보고 있는 만수르 구단주가 언제까지 인내심을 발휘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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