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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클래스 살아 있네’ 홍명보 향한 무언의 메시지


입력 2014.03.13 09:47 수정 2014.03.13 09:56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ACL G조 2차전서 2골 몰아치며 건재함 과시

5월 예비엔트리 발표 앞두고 마지막 무력시위

이동국이 2골을 기록하며 전북을 패배 위기에서 건져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최고 골잡이는 여전히 녹슬지 않았다.

'라이언 킹' 이동국(35·전북 현대)이 화끈한 득점포를 가동하며 팀을 패배 위기에서 건져냈다.

이동국은 12일 호주 멜버른 도크랜드 스타디움서 열린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2014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G조 예선 2차전에서 홀로 2골을 몰아치는 맹활약을 선보였다.

4-2-3-1의 최전방 원톱으로 나선 이동국은 장거리 비행기 이동으로 인한 체력적 부담과 상대 수비수들의 집중견제 속 후반 중반까지 몇 차례 득점기회를 놓치는 등 다소 고전했으나 골잡이답게 중요한 순간에 결정력을 발휘했다.

0-1로 뒤지던 후반 31분 이승기의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를 맞고 나온 것을 침착하게 오른발로 밀어 넣어 동점을 기록했다. 이동국의 올 시즌 첫 득점이다. 3분 뒤에는 상대 진영에서 나온 패스 실책을 놓치지 않고 역전골을 터뜨렸다.

역습 상황에서 이동국은 공간이 열리자 25m거리에서 과감한 오른발 중거리슈팅을 날렸고 공은 그림같이 골문 구석을 갈랐다. 올해 베스트 골 후보로 올려도 손색이 없을 만큼 환상적인 골이었다.

비록 전북은 이동국의 연속골을 지키지 못하고 불과 1분 만에 멜버른의 역습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2-2 무승부에 만족했다. 전북은 ACL 조별리그 2경기에서 1승 1무를 기록했다.

승리는 놓쳤지만 이날 보여준 이동국의 눈부신 활약은 여전히 녹슬지 않은 클래스를 증명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날 2골을 보탠 이동국은 자신이 보유중인 ACL 최다골 기록을 '22'까지 늘렸다.

이동국의 득점포는 올 시즌 다관왕을 노리는 전북에 필수요소다. 지난 시즌 후반기 부상으로 주춤한 데다 노장이 된 이동국이 올해도 전성기의 기량을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이동국은 ACL에서 건재를 입증하며 올 시즌 득점왕과 탈환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한편, 이동국 득점포가 2014 브라질월드컵을 앞둔 홍명보 감독에게 마지막 메시지가 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최강희 감독 시절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중용됐지만, 홍명보 감독 출범 이후로는 한 번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은 K리그와 유럽무대에서 활약하는 벤치워머까지 대부분의 공격수들을 점검했지만 유독 이동국에게는 눈길을 주지 않았다.

모든 평가전 일정을 끝낸 대표팀은 5월 예비엔트리 발표만을 남겨두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이동국이 월드컵에 승선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동국 나이를 감안했을 때 브라질월드컵은 이동국 축구인생에 마지막 기회다. 유일하게 남은 실낱같은 희망은 소속팀 전북에서 K리그와 ACL를 통해 실력을 어필하는 것뿐이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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