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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에게 촌철살인하던 이주열의 말말말


입력 2014.03.04 14:03 수정 2014.03.04 15:15        목용재 기자

2년 전 부총재 퇴임 당시 "총재-직원 간 양방향 소통 개혁해야" 일침

지난 3일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했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연합뉴스
이주열 전 한국은행 부총재가 차기 총재로 내정됨에 따라 새삼 그의 퇴임식 당시 발언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당시 이주열 내정자는 퇴임사를 통해 김중수 총재 취임이후 2년을 "최근 2년간의 일들이 제 생각의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다"라며 우회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주열 내정자는 부총재로 근무하던 당시 한국은행의 내부 살림을 도맡아 직원들의 속사정을 꿰뚫고 있는 '맏형'같은 존재였다. 특히 김중수 총재 취임이후 한은에 강력한 개혁 작업으로 인한 직원들의 부담감·피로감을 퇴임사를 통해 대신 털어놓기도 했다.

당시 김중수 총재에 대한 우회적이고도 직설적인 이주열 내정자의 비판은 한은 안팎의 큰 이슈가 됐다.

그는 지난 2012년 4월 퇴임사에서 "뒤돌아보면 즐거웠던 때가 왜 없겠느냐만은 최근 2년간의 일들이 제 생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이전 33년간의 기억을 되짚어볼 겨를이 없다"면서 "'글로벌'과 '개혁'이라는 흐름에 오랜 기간 힘들여 쌓아온 과거의 평판이 외면되면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60년에 걸쳐 형성되어 온 고유의 가치와 규범이 하루아침에 부정되면서 혼돈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다"면서 "개혁에 따르는 어쩔 수 없는 아픔과 고통이라고 하기에는 제 자신에 대한 자책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당시 이주열 내정자는 한은 수뇌부와 직원들 간의 소통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한은의 개혁 작업이 쌍방향 소통을 통해 이뤄진 것이 아닌 수직하향식의 일방적 개혁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당시 한은 개혁에 대한 직원들의 피로감을 대변해준 일갈이었다.

이주열 내정자는 "그간의 개혁으로 우리가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잃었는가를 이제 냉철하게 짚어볼 때"라면서 "리더와 구성원이 조직의 가치를 서로 공유해 가며 일방향이 아닌 양방향으로의 변화가 모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당시 이 내정자는 김중수 총재가 한국은행을 지칭할 때 '이 조직'이라고 사용하는 표현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언급을 하면서 한국은행을 잘 이끌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당시 이 내정자는 "개혁 자체가 조직의 목적이나 가치가 될 수 없으며 '이 조직'이 아니라 '우리 조직'이라는 생각으로 대다수 구성원을 끌어가는 방향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김중수 총재를 비판 했다.

한은 내부에서는 이 내정자가 한은에 대한 애정이 많고 의사결정에 합리적인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35년간 한은에서 몸 담았기에 뼛속까지 '한은맨'이고 그만큼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다.

이 내정자가 매파성향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도 상황에 따라 긴축·완화 정책을 합리적으로 구사할 줄 아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은 과거처럼 물가안정만 중점적으로 다루는 기관이 아니다"라면서 "한은의 역할이 금융안정과 경제성장 등 과거와는 달리 다양해졌기 때문에 이 내정자도 이를 충분히 반영한 통화정책을 구사할 것이다. 때문에 매파냐 비둘기파냐 양극단의 성향으로 판단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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