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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왕가네' 가고 착한 '참 좋은 시절' 온다


입력 2014.02.21 09:32 수정 2014.02.21 09:54        부수정 기자

가족 드라마 표방하며 막장 논란 '왕가네 종영

'참좋시' 측 "불륜 갈등 등 막장 코드 없다"

'가족간 따뜻한 사랑'을 주제로 내세운 무공해 청정 주말드라마가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 KBS

'가족간 따뜻한 사랑'을 주제로 내세운 무공해 청정 주말드라마가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18일 서울 논현동 임페리얼팰리스 호텔에서는 배우 김희선, 이서진, 옥태연, 류승수, 김지호, 김광규 등이 참석한 가운데 KBS2 새 주말극 '참 좋은 시절'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시청률 50%에 육박하며 인기를 끈 '왕가네 식구들'의 후속작인 '참 좋은 시절'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의 이경희 작가와 김진원 PD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가난한 소년이었던 한 남자가 검사로 성공한 뒤 15년 만에 고향에 돌아와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따뜻한 가족 드라마를 표방하며 고부갈등, 출생의 비밀, 불륜 등 막장 드라마의 단골 소재를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주말극 전통 강자인 KBS는 전작 '왕가네 식구들'의 인기를 이어간다는 각오다.

이날 서재석 KBS TV 본부장은 "전작 '왕가네 식구들'을 뛰어넘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참 좋은 시절'은 김희선의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김희선이 주말극에 출연하는 출연하는 것은 김수현 작가의 '목욕탕집 남자들'(1995) 이후 18년 만이다.

극 중 김희선은 솔직하고 화통한 성격을 가진 생계형 대부업체 직원 차해원 역을 맡아 15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첫사랑 강동석(이서진)과 러브라인을 펼친다. 이날 공개된 맛보기 영상에서 그는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와 선머슴처럼 툭툭 뱉어내는 거친 말투로 연기 변신을 예고했다.

김희선은 "오랜만에 연기를 했는데 긴장을 많이 했다"면서 "특히 사투리 연기가 어려웠다"고 연기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부모님이 경상도 출신이라 억양은 익숙하지만 처음 들어보는 단어가 많아 고생했다"며 "억척스러운 역할이 처음이라 나름대로 연구하면서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2007년 결혼한 김희선은 2012년 SBS '신의'로 복귀해 이전보다 나아진 연기력으로 호평 받았지만 기대만큼 높은 시청률을 거두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이후 SBS 예능프로그램 '화신'을 통해서 통통 튀는 발랄한 진행자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갔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 또한 저조한 시청률로 종영했다. 이 때문에 이번 드라마는 연기력과 흥행 파워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좋을 기회다.

"'신의'나 '화신'은 제가 하고자 했던 작품이자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출연한 것에 대해 후회한 적은 없어요. 그리고 결혼을 했다고 해서 일부러 아줌마 역할을 피한 것도 아니고요. 가족을 먼저 생각하다 보니 주말 드라마를 선택하게 됐어요. 엄마가 보통 미니시리즈 시간대에는 주무시는 경우가 많은데 엄마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황금 시간대에 부담없이 볼 수 있는 따뜻한 가족 드라마를 하고 싶었습니다."

김희선의 상대역으로 배우 이서진이 나선다. 이서진은 MBC '계백'(2011) 이후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참 좋은 시절'에서 그는 자수성가형 차도남 검사 강동석 역을 맡아 차해원(김희선)과 로맨스를 그린다. 지난해 tvN '꽃보다 할배'에서 만능 짐꾼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은 터라 그의 복귀 소식은 더욱 반갑다.

"역할보다는 대본에 끌려 작품을 선택했습니다. 극 중 강동석은 차갑고 까칠하게 보이지만 드라마를 보다 보면 왜 그런 성격을 갖고 있는지 이해하실 수 있을 거예요. 요즘 따뜻한 드라마가 많지 않은데 대본을 보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시청자들도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가수 겸 연기자 옥택연은 극 중 동석의 동생이자 단순무식 상남자 캐릭터인 강동희를 맡아 젊은 연기자의 신선함을 뽐낸다. 주말극에 첫 도전하는 옥택연은 "이번 역할은 제가 그간 했던 캐릭터 중에 가장 남성적인 것 같다"면서 "처음에는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했지만 지금은 신나고 기분 좋게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김지호는 동석의 쌍둥이 누나이자 어렸을 적 사고로 인해 7살 지능을 가진 순수 시골처녀 강동옥을 연기한다. 또한 류승수와 김광규가 동석의 형과 쌍둥이 삼촌을 각각 맡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낼 예정이다. 이 밖에도 진경, 최화정, 윤여정, 오현경 등 연기력이 검증된 명품배우들이 포진돼 '참 좋은 라인'을 형성한다.

'참 좋은 시절'의 주제는 따뜻함이다. 제작진과 출연진은 막장 코드는 없다고 자부했다.

연출을 맡은 김진원 PD는 "행복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뒤 "우리 주변을 주의깊게 둘러보면 행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에서 행복을 느끼다 보면 지금이 '참 좋은 시절'이 아닐까 싶다. 작지만 소소한 행복과 따뜻한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김광규는 "우리 드라마가 막장에 길들여진 시청자들에게 싱겁게 느껴질까 걱정이 된다"면서 "시청률이 떨어지면 자극적인 요소를 일부러 넣어야 하나 걱정할 정도로 맑은 드라마"라고 강조했다.

막장 드라마에 대한 생각은 자연스럽게 시청률 고민으로 이어진다. 전작 '왕가네 식구들'이 막장 논란에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것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김희선은 "시청률 부담이 되긴 하지만 시청률은 연기자의 영역이 아닌 신의 영역"이라고 했고 이서진도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따뜻하고 좋은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소신을 밝혔다.

이어진 김진원 PD의 말이 인상적이다. 김 PD는 '왕가네 식구들'과 '참 좋은 시절'을 동계 스포츠 종목에 비유해 설명했다.

"시청률 부담은 당연히 있습니다. 하지만 작품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의미나 내용은 다릅니다. '왕가네 식구들'은 스피드 스케이팅처럼 기록을 중요시하는 작품이고 '참 좋은 시절'은 제한된 시간을 두고 그 안에서 자유로운 연기를 펼치는 피겨 스케이팅 같은 드라마입니다. 소소한 몸짓으로 의미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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