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현해탄 '엔저'에 한 맺힌 중소기업 사장의 하소연


입력 2014.01.27 11:47 수정 2014.01.27 11:54        목용재 기자

"정부, 환차손 보상 제도, 엔화 대출 지원 제도 마련해달라"

7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에서 외국인들이 환전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DB

#아파트 건축 내장재를 일본에 수출하고 있는 최학묵 ㈜유로신 대표는 원·엔 환율이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아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2012년 일본 업체와 계약당시 평균 원·엔 환율은 1350원이었지만 실제 납품이 이뤄진 2013년엔 환율이 1150원이었다. 20~25% 정도의 순익을 생각하고 계약했지만 원·엔 환율이 급락해 최 대표는 '노마진'으로 손해 보는 장사를 택했다. 일본 업체에 14년 동안 납품하며 신뢰를 쌓았기 때문에 손해가 난다고 해도 쉽사리 거래를 끊을 수도 없다.

#특수금속을 일본에 납품하고 있는 이강헌 덕흥특수공업사 대표는 최근 일본 바이어와의 미팅에서 수출 계약을 3월까지 보류했다. 엔저로 수익이 날 구멍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 측 바이어는 엔저로 인한 환차손의 5~6%가량을 보상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그는 이 제안조차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2012년에 비해 원·엔 환율이 20~30%가량 떨어져 일본 측과의 거래를 계속했다간 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 수출을 하고 있는 기업 대부분이 엔저 현상으로 인해 대일 수출 감소, 수출상담과 계약 차질 등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엔 일일환율이 지난해 연말, 올해 연초 1000원선 붕괴 직전까지 가는 등 엔저 약세가 지속됨에 따라 대일 수출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엔 일일환율은 지난 24일에는 1037원을 기록하고 27일 오전에는 1056원으로 오른 상황이다. 하지만 원·엔 일일환율은 2012년 평균 1300원대에서 떨어지기 시작해 최근에는 장중 1000원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한국무역협회가 26일 펴낸 '대일 수출기업, 엔저 몸살 앓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일본 수출 기업 95%가 엔저현상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엔저로 인한 피해 유형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환차손(48.8%)이었다. 수출물량감소(23.9%)와 수출상담·계약차질(21.9%)이 그 뒤를 이었다.

이같은 엔저 현상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이미 대일 수출감소로 확인됐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대일 수출은 2012년 대비 10.6% 감소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두자릿대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다. 전자제품, 농수산품, 철강제품, 기계류의 감소세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 통신기기, 플라스틱, 기계류에서 중국의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으며 철강, 생활용품, 수산품, 섬유류는 ASEAN의 점유율이 늘어나고 있다.

연구원 관계자는 "화학공업제품, 철강, 농수산품 등은 원·엔환율이 10% 하락시 각각 4.4%, 3.9%, 3.4% 수출물량이 감소한다"면서 "일본의 15개 주요 수입품목 중 한국이 10개 품목에서 점유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대일본 수출기업들의 피해로 금융기관에서 환차손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중소기업 대표들은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대일 수출 중소기업 대표들은 엔화 대출 지원이나 환차손 보상 정책 등을 정부에서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학묵 유로실 대표는 "손해를 20~25%를 보고 있는데, 환차손 금융 상품이 이 손해를 모두 메꿔주지 못한다"면서 "아울러 계약시점과 수출시점, 수금시점의 차이가 있어서 이 기간 사이 환율 변동에 따른 손해를 보상해주는 상품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 대표는 "10년 이상 거래 업체와 신뢰를 쌓아온 회사들의 경우, 어려운 상황이라도 계속 수출물량이 있는 상황이다"라면서 "정부에서 엔화 대출을 좀 더 지원해준다면 자구책을 마련하고, 매달 수출 대금을 받아 상환할 수 있는 기업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강헌 덕흥특수공업사 대표는 "일본에 수출 비중이 많은 기업들을 조사해 엔저로 인한 환차손을 어느 정도 보상해주는 정책이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빚 탕감도 해주는데, 일본과 안정적으로 수출활동을 하고 있는 기업들의 환차손 보상 제도는 마련해 줄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목용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