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보증 위주 중기대출 관행 개선해야”
자금흐름 규모와 경영자 성품 등 요소, 중기 대출 심사 중요항목으로 설정필요
담보 또는 보증 위주로 대출을 하고 있는 국내 금융기관들의 대출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5일자 주간금융브리프의 ‘금융기관 대출관행의 영향 및 시사점’이라는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금융위기 이후 금융기관의 자산 규모가 확대됐지만 담보나 보증 위주의 대출관행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담보·보증 위주의 대출은 금융기관이 대출을 신청한 중소기업의 사업 타당성을 엄밀히 검증하지 않고 담보나 보증에 대한 검증만 중점적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
금융기관은 기업이 일시 자금부족 등으로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정상화를 위한 지원에 나서기보단 대위변제 신청, 혹은 담보매각 등을 통한 회수에 나선다. 중소기업의 입장에선 사업의 지속성에 차질이 생기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때문에 담보와 보증에만 집착하는 대출보다는 사업성을 고려하는 대출 심사 및 사후관리 방식을 도입해 중소기업 및 서민을 보호하고 장기적으로 금융기관의 건전성과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연 선임연구위원은 “보증 또는 담보는 금융기관과 중소기업 간 정보비대칭에 따른 신용위험을 보완하고 중소기업의 자금이용 기회를 확대하는 장점이 있다”면서 “하지만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대출 심사 및 사후관리를 소홀하게 하는 도덕적 해이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1997년 말 금융위기 당시 IMF,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로부터 담보 혹은 보증 위주의 대출관행을 개선하라는 권고를 받은 바 있다”면서 “국내 금융위기 발생 주요 원인이 부실대출의 확대, 대출에 대한 사전심사·사후관리 미비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1998년말 기준 일반은행의 원화대출 규모는 약 140조 원으로 이 가운데 담보대출이 45.9%, 보증대출은 14.3%, 신용대출은 39.8%에 불과했다. 저축은행의 경우에도 1999년 6월말 기준, 약 20조원의 대출총액 가운데 76.1%가 담보대출이었다.
금융위기를 극복한 현 시점에서도 담보·보증 중심의 대출관행은 이어지고 있다.
2012년말 기준 일반은행의 원화대출은 760조원으로 약 5배 확대되면서 담보대출의 비중도 54.4%로 금융위기 당시보다 10%가량이 상승했다. 저축은행은 2013년 6월말 기준, 대출총액 29조원 가운데 담보대출의 비중이 66%를 차지하는 등 기존의 대출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심사를 진행할 때 담보와 보증보다는 사업성과 경영자의 품성을 대출 심사의 중요한 요건으로 꼽고 있다. 물론 담보도 요구하지만 대출여부 결정에 있어서 우리나라만큼 절대적인 수준은 아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경우 현금흐름 규모가 대출의 원리금 상황에 충분해 상환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한다”면서 “또한 경영자의 품성을 고려해 상환의지가 강한 경우 대출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선임연구위원은 “금융기관별로 차입자의 상환능력 평가, 사업성 평가, 차주의 품성 등 정성적 정보를 고려한 상환의지 평가능력을 높여야 한다”면서 “아울러 차입자의 경영상 어려움을 신속하게 인지하고 그 원인이 일시적 요인일 경우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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