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박 대통령의 '뒷심외교' 인도에서도 가시 뽑다


입력 2014.01.18 10:54 수정 2014.01.19 11:25        뉴델리(인도) = 데일리안 동성혜 기자

정상회담서 9년째 답보 상태 포스코 제철소 건설 '물꼬'

현지 업계 관계자 "현정부 들어 여러가지 노력 모아져"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후 대통령궁인 라슈트라파티에서 열린 인도 대통령 주최 국빈만찬에서 프라납 무커지 인도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청와대

“언론에 대문짝만하게 올라갈 화려한 수치는 없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는 실질적으로 기업에 도움이 되는 손톱 밑 가시를 뽑았다.”

9년째 답보상태에 놓였던 포스코의 인도 오디사주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가 해결 실마리를 찾자 박근혜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를 두고 말한 정부와 기업 관계자들의 한결 같은 평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박 대통령의 ‘뒷심 외교’가 차곡차곡 하나씩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는 의미다.

박 대통령은 지난 16일 오후(현지 시각) 만모한 싱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포스코 제철소 부지와 관련해 환경인허가를 취득해 800만톤 규모의 제철소를 건설할 수 있는 340만평 부지를 확보했고, 제철소로부터 약 3백km 내륙에 위치한 지역의 철광 광물탐사권 획득을 위한 주정부의 약속까지 받아냈다.

싱 총리는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포스코 프로젝트와 관련, “상당한 진전(advanced stage)이다. 앞으로 수주 내에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며 “환경 인허가가 재개됐고 프로젝트에 대한 탐사권 허용 또한 처리 단계가 상당 부분 진전이 됐다”며 지원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박 대통령이 포스코의 ‘손톱 밑 가시’를 뽑아준 셈이다.

이와 관련, 재계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포스코에 대한 애정을 들었다. 부친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포스코 설립에 크게 기여했기 때문에 박 대통령의 관심이 더욱 깊다는 이야기다.

고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968년 11월 포항제철소 건설 현장을 첫 방문한 자리에서 “철강은 곧 국력”이라며 적극 지원을 표명했고 이후 제철소 건설현장을 13회나 방문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러시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부친이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경부고속도로와 포항제철 건설, 과학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했다”며 “미래를 준비하시고 발전의 기반을 만드신 것을 통해 많이 배웠다”고 포스코에 대한 애정을 우회적으로 나타낸 바도 있다.

하지만 상대가 있는 ‘세일즈 외교’에서 대통령의 깊은 애정이 있다고 쉽게 해결되지는 않는다. 끝까지 해결하려는 의지와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 이인권 '포스코 인디아' 대외협력담당 부장은 ‘데일리안’과 전화통화에서 “그동안 행정적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회사차원에서) 상당한 노력을 해왔고 특히 박근혜정부 들어 외교부장관, 산업부장관, 실무 국장들은 물론이고 주인도대사 등 인도 정부에 포스코 제철소 프로젝트 진전 요청을 상당히 해왔다”며 “이러한 여러 가지 노력이 복합적으로 진행되면서 진척이 이뤄진 것”이라고 그간의 정부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이 부장은 향후 포스코 인도제철소 프로젝트의 성과와 관련해 “건설이 시작되면 포스코 뿐 아니라 중소기업들이 들어올 기회가 많아진다”며 포스코 기업 차원뿐 아니라 국내 중소기업들의 인도 진출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아울러 직접고용인원 1만8000여명을 포함해 87만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매년 30억달러 상당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청와대 역시 “향후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경우 8년 뒤인 2022년부터 철강 생산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각에서는 포스코 제철소와 관련해 인도가 과거에도 여러번 약속을 했었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지만 이번은 다르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우선 말로만 끝나지 않고 제철소를 지을 수 있는 토지가 제공됐고 인도 장관들이나 현재 인도 정부에 있는 분들의 태도가 과거와는 현저하게 다른 모습도 목격할 수 있다고 한다. 17일(현지 시간) ‘한·인도 경제협력 포럼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 샤르마 인도 상공부 장관은 포스코 제철소 건설에 대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인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한다.

현지 언론 역시 ‘포스코 스틸리 클리어드'(stilly cleared)라는 제하의 기사를 낼 정도로 큰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을 둘러싼 지역 주민들의 반대 등 인도 내부의 사회적 갈등에 대해서도 긍정적 신호가 나온다. 이 부장은 “최근 주민 반발이 많이 해소됐다”며 “주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건설을 반대하던 시민단체의 영향력도 상당히 줄어 주민들의 자발적 동의도 늘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환경과 인권 문제 역시 상당히 해소되고 있는 과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박 대통령의 ‘뒷심 외교’는 그동안 강조해온 ‘손톱 밑 가시 뽑기’가 법과 제도 개선을 통한 규제완화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해외진출과 투자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주목할 만하다.

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동성혜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