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선발’ 다저스, 그래도 2순위…불안 요소는 타선
당분간 안정적인 선발진 유지..다나카 합류 여부도 주목
투수력 비해 타선 불안감 여전..경쟁팀 전력상승과 대조
류현진(27) 소속팀 LA 다저스는 최근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이 선정한 2014년 메이저리그 우승후보 2순위로 평가받았다.
다저스는 지난해 초반 부진을 딛고 후반기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무릎을 꿇으며 월드시리즈 우승이 좌절됐지만 기존 전력으로도 충분히 우승후보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지난 시즌 팀의 기둥이었던 강력한 선발진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최근 팀의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가 7년간 총액 2억 1500만 달러에 이르는 초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 옵트아웃 기간을 제외하더라도 최소 2018년까지 팀 잔류가 확정됐다. 이로써 다저스는 커쇼를 비롯해 잭 그레인키-류현진으로 이어지는 막강 트리플 펀치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다저스의 선발진은 지금도 메이저리그 최강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럼에도 다저스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일본프로야구에서 24승 무패라는 대기록을 수립하며 괴물투수로 꼽히는 다나카 마사히로의 영입도 검토하고 있다.
다나카 역시 어떤 유니폼을 입든지 총액 1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계약이 될 것이 거의 확실시되지만 다저스 측은 "커쇼의 대형계약이 다른 선수 계약에 지장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여전히 대형선수 영입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성사만 된다면 전무후무한 한미일 최고투수들이 최전성기에 다저스에서 뭉치는 장면도 가능할 전망이다.
다저스의 이른 공격적인 투자는 역시 월드시리즈 우승에 대한 간절함 때문이다. 지난해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에 무릎을 꿇었다. 2013시즌을 앞두고 "우승 아니면 실패"라던 매직 존슨 구단주의 호언장담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히는 명문구단으로 불리지만 1988년 마지막 우승 이후 무려 25년이나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하고 있는 다저스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천문학적인 투자를 쏟아 부은 데 비하면 만족할만한 성과가 없었기에 우승에 대한 갈증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다저스 라이벌로 꼽히는 뉴욕 양키스는 1982∼1994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암흑기를 겪었다. 이후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스타 선수들을 보강하며 1998년부터 월드시리즈 3연패를 달성하는 등 화려하게 부활했다.
당시 양키스는 엄청난 자금력을 앞세워 타 팀의 스타선수들을 싹쓸이하는 행보로 '악의 제국'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투자는 곧 성적으로 이어졌다. 최근 몇 년간 다저스의 행보도 이에 못지않다.
그러나 지난 시즌의 시행착오에서도 드러났듯, 다저스가 양키스의 뒤를 잇는 악의 제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지난 시즌에도 겉보기에 화려한 전력이지만 뚜껑을 열자 다저스는 곳곳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고액연봉자들이 연이어 부상으로 나가떨어졌고 타선과 수비에서도 많은 문제를 드러냈다. 개막 전만 하더라도 메이저리그에서 검증되지 않았던 류현진과 푸이그 등 신인들의 깜짝 활약이 아니었다면 재앙이 될 수도 있었던 시즌이었다.
오프시즌 다저스는 커쇼의 연장 계약과 불펜투수 크리스 페레즈의 영입 등으로 마운드 안정에 무게를 뒀지만 타선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수비력이 뛰어난 베테랑 내야수 후안 유리베와 재계약하고, 성장이 기대되는 푸이그의 활약 정도가 상승요인의 전부다.
좋게 말하면 기존 전력을 유지하는데 성공했지만 그렇다고 보강된 부분도 없다. 물론 맷 켐프나 헨리 라미레즈가 건재한 다저스의 주전 타선은 '다치지만 않으면' 올스타급으로 손색이 없으나 문제는 지난해도 부상자가 나왔을 때 이를 메울 대체 자원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이는 시즌 후반기에도 기복 심한 물타선으로 경기력이 들쭉날쭉해지는 원인이었다.
경쟁팀의 전력향상도 다저스를 긴장하게 만드는 요소다. 지난 포스트시즌에서 다저스를 울린 세인트루이스를 비롯해 디펜딩 챔피언 보스턴, 추신수와 프린스 필더를 영입하며 타선을 보강한 텍사스, 만년 우승후보 뉴욕 양키스, 강력한 원투펀치가 버틴 디트로이트 등이 강력한 우승후보다.
강력한 전력에도 고비마다 2% 부족했던 다저스로서는 올해도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가 결코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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