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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이어 통일마저 빼앗긴 김한길의 기자회견


입력 2014.01.13 20:31 수정 2014.01.15 11:07        이상휘 선임기자

<칼럼>주도할 아젠다도 없고 그저 상대방 비난만

새롭게 한다고? 내용없긴 안철수나 '도친개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대한민국 유일의 전통적 야당. 49%의 대선지지도.

민주당이다. 민주주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정당이다. 지역적 기반을 토대로 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투쟁에서의 공적은 분명하다. 민주주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정당이다.

현주소는 부끄럽다. 화려한 발자취에 비하면 그렇다. 고작 10% 내외의 지지도다. 거리로 국회로, 왔다갔다 허둥대는 모습이다. 안철수 신당에 쫓겨 안간힘을 쓴다. 깃발을 바람에 휘날리며 세상속으로 들어가는 일사분란한 결기는 보이지 않는다. 현실이다.

왜 이렇게 된 걸까. 안타깝다. 여야를 떠나, 정치적 신념을 떠나, 굳건해 보이던 민주당의 정통성이 약해지는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13일 김한길 대표는 신년기자회견을 했다.

요지는 이렇다.

“최대의 과제는 6.4 지방선거의 승리다. 그러기 위해서 제2의 창당에 준하는 변화와 혁신을 하겠다. 민주당은 백척간두의 위기상황이다. 야권의 재편에 민주당이 앞장 서겠다. 이념의 편향적 이미지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제1 야당의 모델을 제시하겠다. 먹고사는 문제가 최우선이다. 민생과 경제민주화에 전력하겠다. 특검을 해야한다” 등이다.

예상했던 내용들이다. 다만 눈에 띄는 것이 있다면 “이념의 편향적 이미지에서 탈피, 새로운 제1야당의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어떤 것일지 궁금하다.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분명히 한 것 같다.

지금까지 민주당의 부진은 이러한 인식전환의 실패에 있었다. 정치기술적(?)인 면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적 시각에서 보는 것이다.

간단히 보면 이렇다.

첫째, 정치적 패러다임 변화를 읽지 못했다. 야당으로서 투쟁적 논리는 대단히 강한 민주당이다. 전통적 투쟁방식은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시대가 달라졌다. 투쟁보다는 합리적 대안 제시를 요구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는 외면하고 있는 게 요즘이다.

국민의 정치수준이 매우 달라진 것이다. 거리로 나서고, 머리띠를 둘러매고, 설득력 없는 반대를 하는 등 뻔히 보이는 투쟁행보를 한 것이다. 화제를 만들고 국민의 시선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변화된 야당의 결기를 만들지 못했다는 말이다.

둘째, 주도할 수 있는 아젠다가 없다.

야당은 아젠다가 생명이다. 주도할 수 있는 아젠다를 스스로 생산하지 못하면 외면당한다. 지금의 민주당 현실이 그렇다. 노동문제는 진보세력이 주도하고 있다. 복지문제는 집권여당에 빼앗긴지 오래다.

국민에게 호소할 그 무엇이 없다는 말이다. 아젠다가 없으니, 사사건건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일만 했을 뿐이다. 주도하지 않고 쫓아간 것이다. 이러니 국민이 외면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국민에게 어필될 수 있는 새로운 아젠다를 찾아야 한다.

셋째, 지피지기가 되지 않는다.

정당내부는 끊임없는 대립과 반목이 있다. 그것이 당연하다. 발전의 동력이 되는 것이며 민주적 의사결정의 기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그런 차원과는 다르게 보인다.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다. 서로 주도권을 차지 하기 위해 싸우는 모습으로 보인다.

비노와 친노의 대결 등이다. 집권여당 보다 헤게모니가 더 심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야당의 장점은 결속력이다. 하나로 묶어 일사분란하게 결기를 보이는 게 힘이다. 그게 없는데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여당이 그래도 시원찮은데 하물며 야당이 그러니 누가 지지하겠는가.

최근까지 민주당은 이 점을 보완하려 노력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거꾸로 했다.

투쟁을 통해 하나로 묶으려 했다는 말이다. 그렇게 하면 결속될 것이라는 계산(?)을 한 것인지 모르겠다. 집안이 정리되지 않았는데 손님을 부를 수 있겠는가. 오히려 찾아온 손님도 불쾌한 것이다.

철저하게 성찰해야 할 문제다. 스스로 냉혹하게 반성해야 한다는 말이다. 지피지기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세 가지를 언급했다. 기술적으로 보자면 더 많은 것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현실적인 부분이 중요하다. 이 같은 요소들이 야당의 선명성이 되기 때문이다. 선명성은 국민적 지지를 일으키는 동력이다. 예전처럼 정치적 이념만을 의미하는게 아니다.

김 대표는 “새로운 제1 야당으로서의 행동과 철학”을 언급했다. 그것이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일 것이다. 불투명하고 가려져 있는 것은 보지 않는다. 국민의 시선은 투명하고 명쾌한 뭔가를 원한다.

과거의 타성에 빠진 의미없는 투쟁이나, 당리적 차원으로만 해석되는 진부한 반대논리로는 어렵다. 가뜩이나 안철수의 새정치가 화두가 되는 시점이다.

다른 뭔가가 나와야 한다. 시대에 맞는 세련된 야당의 행동이 필요하다. 그래야 전통적 야당으로서 대한민국 정치의 한 축을 유지할 수 있다.

민주당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 정치사가 달라질 수 있다. 오랫동안 지켜온 그 정통성이 아까워서 하는 말이다. 오죽하면 나같은 보수꼴통(?)이 이렇게 말하겠는가.

이상휘 기자 (shon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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