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갑의 횡포에 VAN대리점 '풍전등화'
카드사, 매입관련 수수료 인하·업무 중단 등 VAN대리점 수입구조 압박
지난 한해처럼 밴(VAN)관련 문제들이 이슈화 된 적은 없었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다소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는 게 지금의 카드결제시장이다.
정부가 카드사에 카드 관련(카드발급 및 사용 등) 모든 권한을 주고, 그 카드를 사용 할 수 있게 결제망을 설치하도록 의무도 주었다. 이에 카드사는 비용절감을 위해 VAN본사에 결제망 설치 및 유지관리 업무를 위탁했다. 이는 카드사가 각각의 결제망을 설치하기에는 비용도 문제이거니와 효율성이 너무 떨어지기 때문이다.
VAN본사는 이 업무를 VAN대리점에게 재위탁했다. 결국 현 전국의 카드결제망은 VAN 대리점이 설치하고 지금까지 관리하고 있다.
각 사의 남자 정직원 평균 연봉을 비교해 보면, △카드사 6500만원~1억원 △VAN본사 5000~6000만원 △VAN대리점 3000만원 수준이다. 단순하게 봐도 VAN 대리점은 일한 만큼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요즘 카드사는 매입관련 수수료 인하, 업무 중단 등으로 VAN본사를 압박하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 VAN본사보다는 VAN대리점의 주수입이라는 점이다.
카드사가 VAN본사에 지급하는 VAN 수수료는 '승인수수료'와 '매입수수료'를 합하여 건당 70~120원 수준이다. 이중 매입수수료가 20~60원이다. VAN본사로부터 VAN대리점은 건당 45~60원의 수수료를 받는데 이중 매입수수료가 20~40원이나 차지한다. 대리점에 지급되는 VAN 수수료의 60% 이상이다.
매입수수료를 지급하지 않게 되면 대부분의 VAN 대리점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현재의 VAN수수료 체계에서 매입수수료는 VAN 대리점의 주 수입원이며, 대부분 중·소형 가맹점의 서비스 비용이다. 매입비용이 없어진다면 이 비용은 상대적인 약자인 중·소형 가맹점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매입수수료는 단순한 전표 수거 관리 용역에 대한 수수료라기보다는 카드사의 가맹점을 관리하는 데 따른 제반 관리비용을 보존해 주는 성격이 강한 수수료 항목이다.
현재 카드사는 매입 관련 비용을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정책(종이전표 공동수거, 오만원 이하 고객 무서명)을 펴려고 한다. 이것은 매입업무를 중단하고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것과 똑같은 얘기다.
카드사가 매입수수료 지급을 하지 않는다면 시장에서는 상대적인 약자인 중·소형 가맹점으로 관련 비용이 전가 될 것이다. 카드사의 절감된 비용은 VAN대리점과 소형가맹점이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우리나라처럼 카드를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나라는 없다. 그것은 VAN대리점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전국의 카드결제망을 설치하고 관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 카드결제시스템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일까? 직접 당사자인 카드사와 VAN사는 당연한 수혜자다. 그보다 더 큰 수혜자는 카드사용 증가로 투명한 세원확보를 통한 세수증대를 이룬 정부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VAN시장 구조개선' 논의에 정부가 자유롭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 논의에 VAN 대리점도 당사자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카드사와 직접 계약관계자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중소형 가맹점에 설치된 카드결제시스템의 대부분은 VAN대리점에서 가맹점에 통상 계약기간 3년으로 임대한 VAN대리점의 장비, 즉 VAN대리점의 재산이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와 여신금융협회에서 진행하려 하고 있는 '결정된 개선안'에 시장을 맞추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시장의 당사자가 논의하여 시행방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현 상황을 정치권과 결탁해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려는 집단들도 있다. 금융위와 여신금융협회는 그들과의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
현재 VAN본사와 VAN대리점 대표로 구성된 테스크포스(TF)가 'VAN시장 구조개선'과 관련하여 중소형 가맹점에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며, 합의된 의견을 이른 시일 내에 제안할 것이다.
이번 'VAN 시장 구조개선'이 대기업인 카드사와 VAN사의 이익을 대변하여서는 안 된다. 중·소형 가맹점과 가맹점을 관리하는 VAN대리점에 실질 혜택이 있는 구조개선(안)을 만들어야 한다.
조영석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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