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박 대통령에 맞짱? "외촉법 TV토론하자"
"1만 4000명 고용효과? 우리 계산으론 1000여명 불과"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2일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외국인투자촉진법(외촉법)을 두고 TV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박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이 국회에 와 시정연설을 하면서 이 법을 통과시켜달라고 얘기할 정도의 중요한 법이라면 대통령이 TV에 나와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그 정도로 정정당당한 법이고, 경제활성화를 위해 중요한 법이라면 나와 TV토론을 하자고 정식으로 제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왜 이 법을 그렇게 고집했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듣고 싶다”고도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박 의원은 지난해 12월 31일 여야 지도부 간 처리하기로 합의됐던 외촉법을 두고 반대 입장을 밝히며 법사위에 상정할 수 없다고 버텼다. 종반에는 “이 법을 내가 상정할 수는 없다”며 민주당 소속 이춘석 위원에게 회의 진행을 맡겼다.
외촉법은 1일 오전 3시 50분경 여당 위원들이 오는 2월 임시국회 때 상설특검제 입법을 처리하겠다는 합의서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어렵사리 법사위를 통과했지만, 정치권에선 박 의원의 이러한 행동을 두고 태도 논란이 일었다. 특히 여당에서는 박 의원을 겨냥해 “몽니를 부렸다”, “(개인 소신을 위해) 다른 의원들을 볼모로 삼았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신’을 꺾지 않았다. 그는 이날 라디오에서 외촉법과 관련, “한마디로 정경유착법”이라며 “특정재벌인 SK와 GS의 로비에 의해 대통령이 굴복하고, 국회가 굴복한 법”이라며 반발했다.
그는 “우리나라 공정거래법의 핵심축인 지주회사법의 근간을 흔드는 법”이라며 “99년도 IMF가 왔을 때 나라가 망해가는 원인이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과 경제력 집중 때문이었다는 반성에 의해 만들어진 게 지주회사법”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 의원은 “지난 1년간 박근혜 정권 들어와 SK와 GS가 이 법을 제발 통과시켜달라고 엄청난 로비를 했다”며 “대통령이 누구로부터 어떤 입력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마치 이 법이 통과되면 외국인 투자와 일자리가 엄청 늘어나는 것처럼 잘못 입력됐다는 게 새누리당의 몇몇 공정거래법을 잘 아는 의원들의 반응”이라고도 폭로했다.
그는 “나한테 이 법을 상정하지 말라고 얘기했던 새누리당 의원도 있다”며 “이 법은 논쟁이 붙으면 사실상 국회를 통과하기 힘들어진다. 그래서 지금까지 이 법을 쉬쉬하면서 로비했던 것이고, 그래서 산업자원통상부 장관이 의원들을 만나러 다니면서 ‘제발 이거 하나만 통과시켜 달라’고 얘길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 외촉법 관련, 새누리당과 패키지로 딜했다고 설명하지 않아"
박 의원은 해당법이 외국인 투자를 촉진시키기 보다는 또다시 재벌들의 문어발식 확장을 돕는데 악용될 소지가 크고, 고용효과 또한 여권의 예상보다 현저히 낮다고 했다. 그는 “(여권에서) 1만4000명의 고용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다 조사해봤을 땐 실질적으로 1000명 정도의 효과가 있다. 1만4000명이라는 주장은 건설인력”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외촉법을 두고 “아이가 울어서 당장 울음을 그치게 하기 위해 사탕을 입에 물려주면 울음은 그칠지 모르지만, 치아가 썩는 그런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박 의원은 “민주당에서 이것에 대해 반대표가 몇 표나 나왔는지를 봐라. 민주당에서 다수 의원들은 ‘이 법은 안 된다’고 반대를 하고 있었다”며 “그랬기 때문에 이는 예산안과 빅딜이 될 수 없는 법이고, 민주당 지도부는 이 법을 새누리당과 패키지로 딜했다고 의원들에게 설명하지 않았다”고 쏘아붙였다.
박 의원은 160여명 이상이 이 법에 동의했다는데 대해서도 “168명은 새누리당”이라며 “새누리당은 청와대 지시에 의해 항상 거수기 역할을 하는 의원들의 숫자가 많은 당이기 때문에 그것을 정말 국민이 찬성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굉장히 곤란한 것”이라고도 직격했다.
아울러 박 의원은 자신을 향해 ‘몽니’, ‘레드카드’ 등의 수식어로 경고한 김태흠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을 향해 “레드카드는 말씀한 그분이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어느 시점에 가선 이 법이 잘못됐기 때문에 다시 되돌려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박 의원은 오는 6.4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언급되는데 대해 “나가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이 있으신데 현재까지는 그 부분에 관해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공식적 요청이 들어왔다는 가정 하에선 “정치는 항상 급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정적 답변을 하는 것은 항상 좀 더 진중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그 부분에 관해 오늘부터 진지하게 생각해보겠다”며 ‘서울시장 후보군의 문’을 열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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