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박정희 안죽었으면 내가 죽었을 것"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이 1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당시 부마항쟁과 관련, “박정희 대통령이 죽지 않았으면 내가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상임고문은 이날 오후 6시 조계사 내 한국불교역사기념관에서 열린 ‘동아시아미래재단 송년 후원의 밤’ 행사에 참석, ‘손 대표에게 유신은 무엇이냐’는 유영표 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상임 부회장의 질문에 “이런 표현 제대로 쓰긴 난처하지만”이라면서 이같이 답했다.
이날 행사는 1·2부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1부는 문화 공연, 2부는 손 상임고문과 유 부회장, 이언주 민주당 의원, 신율 명지대 교수가 ‘인간 손학규, 정치인 손학규’라는 주제로 토크쇼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계엄령 선포 당시를 언급하며 “잡혀갔는데 48시간동안 취조도 안하고 패기만 했다. 만 이틀 지난 뒤에 중앙정보부 대공수사단장이 내려오더라. 당시 대공수사단장은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사람이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틀 후 헌병의 말투 달라지고 존대말을 하더라. 그렇게 해서 유신이 끝났고 서울의 봄이 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그다음 5.18이 왔고 민주주의는 군홧발에 짓밟혔다. 민주주의 완전히 됐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도 제대로 민주주의가 됐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지 않느냐”라면서 “그런 정치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같은 당 문재인 의원이 대선 출마를 시사하는 행보를 이어가는 것을 두고 “뭐라 대답해야하느냐”고 당황한 듯 웃으면서도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우리 국민들이 참으로 어려워하는데 지금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부터 먼저 생각하는 것이 도리”라고 답했고, 행사장 내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한편 손 상임고문은 박근혜정부 1년에 대해 “대통령이 됐으면 자기 것을 버려야 한다. 내 지지기반, 내 과거, 내 역사에 묶여있는 한 국민의 대통령이 되기는 힘들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손 상임고문은 기민당 소속인 메르켈 독일 총리가 녹색당의 원전폐기 정책을 적극 지지한 것을 예로 들며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어려운 이유는 기존의 지지기반, 살아온 역사에서 눈을 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꾸 바깥에서 자기를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