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기 "장성택 기관총형 추정...공포감 조성 목적"

긴급 브리핑 "장성택 신속 처형, 김정은 권력기반 김정일 비해 취약한 듯"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장성택이 군사재판을 거쳐 처형 됐다고 공식적으로 보도한 13일 오전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이 국회 정론관에서 장성택 처형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며 국정원으로부터 입수한 장성택 군사재판 장면 사진자료를 들어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은 13일 장성택 북한 국방위 부위원장이 기관총으로 처형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서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최근에 장성택의 부하 두 사람을 기관총으로 처형했다는 것을 국정원에서 확인해준 바 있다”며 “이번에도 처형 방법은 확인 안됐지만 같은 방식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서 위원장은 “장성택의 출당 조치 이후 4일 만에 일반 재판 절차가 아닌 보위부 특별 군사 재판을 통해 당심으로 전격처리하고 사형을 집행했다”면서 “내용을 보면 범인이 범행을 100% 전적으로 자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발표한 배경에는 공정한 절차를 거쳤다는 모양새를 연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며 “권력 찬탈에 대한 두려움을 반영하고 있고, 장성택 세력들에 대한 반발 여지를 미리 제거하고 공포감을 조성하는데 목적을 뒀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서 위원장은 또 “북한의 장성택 신속 처형은 김정은의 권력 기반이 김정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함을 반증한다”며 “장성택을 둘러싼 내부 논란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음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김정은이 권력 재편 과정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경제난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에는 권력층 분란 및 민심 이반에 따른 체제 내구력과 지탱력이 약화될 것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서 위원장은 특히 “북한이 내부 불안을 밖으로 돌리기 위해 대남도발 자행 가능성도 있으므로 이 점에 대해서는 범국가적인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관련, 그동안 국민의 우려를 자아냈던 정보기관의 대북 휴민트, 인적인 정보망이 와해되지 않았냐는 점에 대해서는 이번 정보수집 능력을 보여줌으로 해서 대북 휴민트가 되살아나고 있고, 국정원이 제대로 역할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서 위원장은 국회 정보위 소집여부에 대해 “소집할 필요성도 있지만 이런 엄중한 시기에 국정원의 최고지도부가 국회에 와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이런 중요한 시기에 어제 질의한다고 대한민국 국정원의 최고지도부가 몇 시간을 국회에서 보냈다”면서 “정보기관에서 눈을 부릅뜨고 북한의 방송이나 북한의 자료를 수집해야 할 위급하고 엄중한 순간에 국민들과 많은 정보기관원들이 국회특위 중계방송을 시청했다는 것 자체가 국가적으로 정말 부끄럽고 유감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