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금융규제 강화, 중기 자금조달 어려울 수도"

금융규제개혁 양면성…중기, 의도치 않은 곤경 예상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중소기업 최고경영장(CEO)와의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4일 "금융 규제 강화로 인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면서 향후 중소기업들의 자금 수급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김중수 총재는 이날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중소기업 CEO간담회'에서 "금융위기 이후에 세계경제가 금융시스템을 튼튼하게 갖추자는 동의하에 금융규제개혁이 생겼는데 이것은 양면성을 가지는 것"이라면서 "금융규제 강화가 주로 은행을 대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은행을 통해 주로 자금을 조달하는 중소기업들은 의도하지 않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달부터 시행되는 국제금융규제인 '바젤Ⅲ'의 도입이 중소기업들의 은행권을 통한 자금 조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바젤Ⅲ'는 기존 은행의 자본으로 인정받던 후순위채권과 신종자본증권 등이 보통주 전환 조건 등이 붙어야 자본으로 인정받게 된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은행들의 자본으로 인정받는 범위가 축소되면서 은행들이 중소기업이나 저신용자들에 대한 대출규모를 줄여 위험부담을 떠안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돼왔다.

김중수 총재는 "대기업들은 자본시장을 통한 펀딩을 통해 자금조달이 가능하지만 중소기업은 주로 은행을 통해 자금을 얻고 있다"면서 "은행을 개혁하고 규제하는 과정에서 중소기업에 의도하지 않은 것이 생기지 않았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총재는 "금융권 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세계적인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중소기업들이 이로 인해 더욱 어려움을 겪을까봐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한은은 최근 신용정책을 통해 자금이 막혀 있는 부분을 가려내는 역할도 하고 있어 이에 대해 중소기업들의 의견을 듣고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강성옥 화남전자 회장, 나우주 LMS 사장, 민동욱 엠씨넥스 사장, 박대주 티에스엠텍 사장,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사장, 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회장, 홍순현 영림전자 회장 등이 참석했다.